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희생자 장례 절차가 일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31일 유가족협의회 측은 전날 밤 신원이 확인된 4명의 희생자가 가족에게 인도됐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장례 절차는 현재 각자의 연고지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날 오후 기준 신원이 파악된 174명 중 4명이 이미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인도가 가능한 28명의 희생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현재 검안과 검시가 끝나고 신원 확인까지 다 돼 인도가 완료된 4분을 제외하고 28명이 또 계신다”면서 “이 분들은 서류 작업 등을 거쳐서 유족들께서 인도에 동의하시면 모시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신 확인 후 즉시 인도를 원하는 유족들은 행정절차를 거쳐 희생자를 외부로 모실 수 있다. 시신의 훼손 정도 등 유족들의 판단에 따라 향후 수습 작업을 확인하고 인도를 결정할 수도 있다. 현재 사고로 인해 흩어진 606편(片)의 시신 일부분에 대한 DNA 분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수습 당국은 이르면 1월 5일까지 해당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전국 각지에서 추모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도 추모객들로 가득했다. 점심시간을 맞은 시청역 인근 직장인들은 쌀쌀한 날씨에도 분향소에 조화 한 송이를 올리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추모객들은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한 번에 10여 명 씩 분향소로 들어가 헌화와 묵념을 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시청역을 찾은 전남 목포 출신 장 모(42) 씨는 “부모님도 최근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해 외국에 다녀오셨고 가족들도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남 일 같지 않았다”며 “조금이라도 희생자의 넋을 기릴 수 있을까 해서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30대 윤 모 씨는 “즐거워야 할 연말에 안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강원도 춘천에서 출발해 이곳 분향소를 찾았다는 이 모(20) 씨는 “2년 전 이태원 참사 당시 분향소가 설치됐을 때 다시는 이런 합동분향소가 생길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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