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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어도 지갑 안 연다”…4분기 자동차구입 29% 급감

■통계청, 작년 4분기 분석

가계 月소득 6분기째 늘었는데

작년 실질소비 1.2% 증가 그쳐

월세 등 주거비 증가 부담 커져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 조사 결과와 연간 지출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증가율이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구입은 4분기 기준으로 29%나 급감했다. 경기 침체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은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1만 5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가구 소득은 2023년 3분기부터 6분기 연속 늘었다.

하지만 소득 증가에도 소비지출은 둔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국 1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보다 3.5% 증가했다. 이는 2020년(-2.3%)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도 1.2%에 그쳤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자동차 구입이 크게 감소하며 전체 소비지출 증가 폭을 끌어내렸다. 지난해 교통 지출에서 자동차 구입은 전년 대비 10.5% 줄었다. 2023년에 23.4% 늘어났지만 1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자동차 구입이 전년 분기 대비 29%나 급감하며 2021년(-29.7%) 이후 3년 만에 큰 폭으로 줄었다.

자동차는 가격대가 높아 한 번에 지출이 크게 발생하는 품목이어서 자동차 구매가 줄면 전체 가계 소비지출 증가율을 끌어내리는 효과가 크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고가의 자동차 구입 부분에 있어서 지출이 감소한 측면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지출 중 월세 등 주거비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월세 등 실제 주거비는 전년보다 9.4% 증가했다. 전세사기 등의 여파로 임대 시장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경향이 가속화하면서 가계에 지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차량보다 비용이 적게 드는 단체여행이나 오락·문화 소비도 증가했다. 해외여행 급증으로 지난해 단체여행비가 전년 대비 29.8% 늘었고 오락·문화 서비스 지출은 7.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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