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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도 예외 없다…더 독해진 ‘美우선주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6개월

외교 등 힘의 논리 앞세운 美중심 행보

이란 핵 억제·나토 국방비 증액 등 성과

무역전쟁에선 동맹국들과 협상 난항

파월 연준 의장 해임 압박 등 논란도





백악관 복귀 6개월을 맞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보다 강하고 속도감 있게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외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을 경쟁국보다 몰아붙이는 전략이 무역정책은 물론 외교·안보 등 전방위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내 정책에 있어서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 등 통념을 벗어나는 행보가 두드러졌다. 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트럼프식 ‘매드 맨(Mad man) 전략’이 일부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미국 경제를 불확실한 영역에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NPR은 20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두 가지 핵심 슬로건은 힘을 통한 평화, 그리고 미국 우선주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을 우선시하고 군사적 개입을 꺼릴 것이라는 기존 관측과 달리 지난달 21일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결단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지출에 의존하지 않도록 군사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로 증액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가 부분적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폭격 승인으로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이 무력화됐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적어도 핵 개발 시간표를 후퇴시켰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국방비 확대에 소극적이던 나토 동맹국들이 2035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5%로 높이기로 결정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로 꼽힌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우리는 새로운 나토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다만 무역정책에 있어서는 부정 평가가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 우방인 한국과 일본에 25%에 달하는 고관세를 예고한 것은 물론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는 3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15~20%의 대(對)EU 관세를 고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세율을 낮추기 위한 EU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4월 2일 예고한 수준에서 한발도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로 인해 EU가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EU 외교관은 “(보복 쪽으로) 분명히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우리는 15% 관세율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분쟁에 있어서도 당사자 간 대화와 조율보다는 압박을 통해 단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을 드러냈다.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 테이블에 앉기를 거부하는 분쟁 당사자들을 압박해 협상을 강요하는 ‘중재 외교’에 주력했지만 절반의 성과에 그쳤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외교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 역시 미국의 잇속을 챙기는 ‘미국 우선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외치면서도 우크라이나를 압박해 ‘미국·우크라이나 재건 투자 기금 설립에 관한 협정(이른바 광물 협정)’을 체결해 희토류가 풍부한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의 광물 투자 우선권을 확보했다. 가자전쟁의 휴전을 중재하면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 50만 명을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미국이 주도적으로 휴양지로 개발하는 구상을 제시해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내 정책에 있어서는 감세 등 핵심 공약을 담은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키는 결과를 냈지만 재정 부담 등 부정적 평가도 만만찮다.

국민 여론도 부정론으로 기울고 있다. AP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10~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과 관련해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27%에 그쳤다. 반대로 ‘해가 됐다’는 답변은 49%에 이르렀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도움이 됐다는 의견은 55%로 절반에 그쳤다. 지난 6개월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 방식에 반대하는 이른바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가 수차례 전국적으로 열리는 등 취임 6개월을 맞이하는 트럼프의 향후 여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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