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쓰리고]진한 육즙이 톡 터지는 미쉐린 맛집 '구복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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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돈 걱정없이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독자라면 당신의 취향을 존중합니다(하하)
빕 구르망은 별이 아닌 미쉐린의 마스코트 비벤덤이 입맛을 다시는 모양의 픽토그램(그림 문자)으로 표시된다.
뭥미?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식사전 지금 바로 쏩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교자만두, 샤오롱바오, 춘권, 샤오마이/출처=구글
숙대입구역 3번 출구를 나와 한 70m정도 쭉 걸어오다보면 홍등이 달린 가게가 눈에 보인다. 간판에서부터 빨간색으로 한자‘구복’과 한글 ‘만두’가 보인다. 마치 한인 타운에 위치한 음식점 느낌이 들 정도로 과도하게 화려하다./출처=네이버 블로그
최대 2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는 정도로 가게 내부가 아담하다. 저녁 7시가 조금 지난 평일에 방문했더니 이미 자리는 꽉차있었고 10분정도 기다려 착석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바깥을 보니 줄이 엄청나게 길게 서있었다. 한끗차 타이밍의 중요성을 깨닫는 순간이다.
바로 문 앞 테이블 자리에 앉아 고개를 살짝 돌려보니 대문 가득 채우는 사진이 붙어있었다. 대체 무슨 만두이길래 이토록 사람들이 줄서는 지 궁금해하는 행인들의 발걸음마저 잡기 위해 붙여놓은 것 같다.
만두 가게에 걸맞게 ‘구복 전통 만두, 물만두, 샤오롱바오’까지 딱 만두 4종류만 판매한다. 포장 판매도 가능 하다. 단, 이 집의 가장 큰 흠(?)은 음료, 주류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것! 이유인즉슨 이 집이 일반음식점이 아닌 ‘휴게음식점(패스트푸드, 분식 등을 조리· 판매하는 음식점으로 주류 판매가 안된다)’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
만두가 나오기까지 약 20분이 걸린다고 거듭강조해 기다리는 동안 가게 구석구석을 둘러봤다. 주방 한켠에는 커다란 투명 유리로 막힌 만두 제조 공간이 있다. 이 집은 중국 현지인들이 직접 매일 이 곳에서 만두를 빚는다. 마침 기자들이 방문했을 때도 한창 다음 날 판매할 만두를 빚고 있었다.
이 집에서 가장 매진이 빨리 되는 메뉴인 ‘샤오롱바오’를 빚는 모습이다. 만두를 잘 빚으면 시집을 잘간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떠오를만큼 참 예쁘게도 빚어졌다. /출처=네이버 블로그
가장 먼저 간장종지가 나왔다. 생강과 파가 들어간 이 간장은 정말 비율이 예술이다. 여태 먹어본 간장소스 중 탑 오브 탑! 새콤달콤한 맛에 감칠맛까지 더해져 무더운 여름에 입맛없을 때 콕 찍어 먹으면 없던 식욕도 샘솟게 만든다. 야채 편식이 심한 기자는 생강 역시 싫어하는데 이 간장은 생강맛이 간장과 식초 맛과 어우러져 묘하게 잘 안느껴진다. 파블로브의 개처럼 간장종지 사진만 다시 봐도 입 안에서 침이 솟구친다.
더위와 배고픔 그리고 기다림에 지쳐 한 30번쯤 주방을 쳐다봤더니 드디어 만두가 나왔다. 이 집의 간판 메뉴인 구복 만두다. 만두의 바닥부분엔 튀김들이 붙어있어 바삭한 튀김만두의 모습이다. 반면 윗부분은 촉촉하게 물기가 흐르는 찐만두와 같다. 마치 튀기고 찐 만두를 동시에 즐기는 느낌이랄까.
구복만두와 동시에 김치만두도 나왔다. 겉만 보면 사실 구복만두와 거의 똑같다. 현지인 점원이 직접 음식 서빙을 해주면서 메뉴 설명을 해줬는데 정말 네이티브 스피커인지라 한 3~4번은 되물었다. 현지인의 리얼 사운드를 듣고나니 괜히 만두가 더 맛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뙇!
여러분은 지금 겉바 속촉(겉은 바삭 속은 촉촉)의 끝장판을 보고 계십니다.
곧이어 큼직한 새우 만두 한 판이 나왔다. 흡사 고래와도 같은 모습이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겉부분에 파가 송송 올려져 있다. 맛도 맛이지만 사진빨도 참 복스럽게 잘 나오는 요 녀석 정말 요물일세.
만두가 살짝 두꺼운 밀가루 피로 덮혀 있어 계속 먹다보면 텁텁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럴 땐 간장에 들어있는 생강 약간을 구복 만두 위에 올려 먹어보자. 입 안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새우 만두의 중앙에는 길고 곧게 뻗은 새우살이 자리를 잡고 있다.
이 집은 정말 만두 속이 정말 알차다. 야채 혹은 고기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게 배합돼 있어 담백하니 맛있다. 크게 한 입 배어물면 육즙이 은근하게 흘러 나온다. 특히 김치 만두는 제육볶음 맛이 나 ‘시원한 맥주 한모금 들이키고 만두 한 입 배어물고 싶다’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가게의 하이라이트 ‘샤오롱바오’다. 일반적인 샤오롱바오는 면포 위에 올려져 나오지만 이 집은 각각 그릇 꽉차게 담겨서 나온다. 언뜻 보면 에그타르트 같다. 살짝이라도 찌르면 육즙이 탁 터져나올 것만 같다.
일반 샤오롱바오에 비해서는 살짝 밀가루피가 두꺼운 편이다. 그만큼 육즙도 풍부하다. 역시 샤오롱바오는 뜨끈뜨끈할 때 먹어야 제 맛! 슬프게도 맛집기자들은 만두가 나오고 사진찍느라 조금 늦게 먹었더니 금세 육즙이 굳어 만족스러운 맛을 느끼지 못했다.........
지금 이 순간 휴가 계획을 짜고 있는 당신에게 “회사에서 먼 곳으로 떠날 수록 휴가의 행복지수가 높아진다”라고 한 마디 던집니다.(역마살이 있는 기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출처=작가 현이씨
이도 저도 못 정하는 ‘결정장애의 벽’에 부딪힌 우리는 이러다 정말 못갈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해 당시 모여행사에서 강력 추천 1위 여행지였던 ‘홍콩 패키지 여행’을 덜컥 예약해버렸다.
세상에 이런 지상낙원이 있었단 말이야?!?! 자, 밤새 즐길 준비됐는가 전우여~
우리가 시켰던 메뉴인 호박돼지고기 만두. 이 날 먹은 만두의 갯수는 인생 역대 최고치였던 걸로 기억한다.
65 Wellington Street, Central (맛집쓰리고는 해외 로컬 맛집까지 알려주는 글로벌 고품격 미식칼럼입니다ㅎㅎ) /출처=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