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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주신 회사의 은혜(?)를 생각하면 그럴 수 없는 현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로 뒷편의 풍경. 대로에서 빌딩들에 가려진 주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사진=네이버
‘르파크’로 가는 길. 음식점은 어디에 있을까요? /사진=네이버
당황하지 않고 직진하다보면 ‘르파크’가 보인다.
길 잃지 않고 찾아왔다! 신난다!
찾았다. 맛집!
블랙을 기본으로 깔끔하게 인테리어 돼있다. 개방형 천장과 은은한 조명은 분위기를 살린다. 소개팅 장소로도 좋겠지만......
기자가 솔로이므로 소개팅 이야기는 접도록 하자. 이건 기자의 오만과 독선이 아니다. 절대!
독자의 알권리를 위해 버거, 파스타, 피자를 하나씩 시켜봤다. 사진에 버거가 없는 것은 이미 흡입했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배가 고팠습니다.
와규 베이컨 치즈버거. 굵게 썬 프렌치프라이가 함께 나온다. 방금 튀겨 바삭한데다 감자에서는 퍼슬퍼슬한 녹말 맛이 그대로 풍겨져 나온다.
버거 속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았다는 느낌이 난다. 직접 반죽한 빵반죽은 오래 숙성해 촉촉하면서도 버터향이 그윽하다. 패티는 직화해 불맛이 난다.
베이컨은 칩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바삭하게 구워서 씹는 맛을 살린 것이 포인트.
루꼴라 파마산 피자. 쌉싸름하면서도 특유의 화한 향이 있어 정원 놀러온 듯한 느낌을 주는 루꼴라가 잔뜩 얹어져 있다. 눈내린 듯 뿌려진 파마산 치즈, 은혜롭다.
들어올리면 치즈가 주욱 딸려 올라온다. 뻑뻑한 맛이 난다고 귀퉁이 도우를 안 먹고 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그러지 말자. 반죽을 잘한 피자는 도우에서 나는 밀가루 향 자체가 맛있다. 버거와 같이 숙성에 공을 들여 도우에는 숨구멍이 자잘하게 나 있다. 반죽은 오래 발효될수록 효모인 이스트가 활동을 해 숨구멍이 생긴다. 쫄깃한 빵에는 빽빽한 숨구멍이 반드시 차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셰프의 파스타 만드는 실력을 파악하려면 오일 파스타를 시켜라”는 말에 주문한 링귀니 모시조개 봉골레 파스타. 오일 파스타는 마땅한 소스가 들어가지 않고 소금과 후추, 허브, 페퍼론치니 등으로만 간을 하기 때문에 맛을 내기 까다롭다.
간간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난다. 다져놓은 페퍼론치니에서 나는 매콤한 맛부터 허브의 상쾌한 맛까지 고루 느낄 수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모시조개는 오랜시간 물에 담가 짠맛을 뺐다고 한다. 스파게티보다 약간 납작하고 얇은 링귀니면은 오일에 충분히 볶아져 있다. 좋은 면을 쓴 느낌이 난다. 반죽해 바로 삶은 ‘프레시 파스타’를 썼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니라고 한다.
또 틀렸네......
칵테일은 가게의 매니저님이 전부 담당하신다. 요식업계에서 쌓으신 경력만 13년이라고 한다. 주문하면 재킷을 벗으시고 순식간에 바텐더 모드로 전환하시는데......
애플마티니를 주문했다. 마티니의 높은 도수를 꺼리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칵테일이다. 칵테일 위에는 말린 사과가 얹어졌다. 매니저님 집에서 직접 말리셨다고 한다. 사과 외에도 자몽 등 각종 말린 과일이 세팅돼 있다.
물론 에일과 와인까지 폭넓게 준비돼 있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좋아요~
“빵으로 하시겠습니까, 밥으로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