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재생에너지 도입에 가속이 붙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사용을 빠르게 늘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4억 400만 ㎾로 전년 대비 4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보도했다. 2019년 2억 ㎾에도 미치지 못했던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3년 만에 두 배로 늘었다. 닛케이는 “에너지를 더 이상 수입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재생에너지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도입 확산 속도가 눈에 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거진 에너지 위기가 도리어 유럽 내 재생에너지의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EU는 지난해 5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리파워EU’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그 효과로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약 6200만 ㎾ 늘었다.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EU의 전체 발전량 가운데 풍력·태양광발전의 비중은 22%로 가스화력발전(20%)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여기에 전기요금 폭등으로 영국 등지에서 주택 지붕에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하는 가정이 늘어난 점도 재생에너지 확산에 한몫했다.
재생에너지발전 시설을 가장 크게 늘린 곳은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해에만 1억 8000만 ㎾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추가했다. 1년간 도입한 설비로 생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가 현재 일본 내 모든 재생에너지발전 시설의 생산능력을 뛰어넘는다.
반면 미국의 재생에너지 보급은 제자리걸음이다. 풍부한 천연가스 덕에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덜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태양광 에너지의 인기가 높아지는 등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닛케이는 “세액공제 등의 형태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