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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규제, 칼 대신 메스 대야 [기자의 눈]
증권 증권일반 2025.04.01 18:01:59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들을 보고 있자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얼굴 한구석에 그늘이 져 있고 곧게 펴져야 할 어깨는 둥글게 움츠러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여유 넘치던 그들에게서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다. 대화 몇 마디만 해보면 이유는 금방 파악된다. 그들과 자리를 한다치면 말미에는 늘 “그래서 금융감독원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답니까”라는 질문이 따라 붙는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회 -
3000억 원과 맞바꾼 창업자의 뚝심 [기자의 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3.27 17:57:53“진심으로 그분을 존경하기로 했어요. 3000억 원을 포기할 만큼 확신이 있었던 거예요.” 한 투자자는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최근 퓨리오사AI는 ‘메타’의 인수 제안을 최종 거절했다. 메타가 제시한 퓨리오사AI의 전체 기업가치는 1조 2000억 원 수준이다. 성사됐을 경우 백 대표와 김한준 최고기술책임자는 지분 매각을 통해 약 3000억 원을 벌어들일 수 있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이로써 퓨리 -
[기자의 눈] 바이오텍, 사익 추구 경계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3.26 18:42:31“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주주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오 기업은 주주 눈치를 봐야 하고, 주가 부양도 해야 돼요.” 바이오텍 기업설명(IR) 담당자에게 ‘주주들이 너무 유난스럽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실제 대다수 신약 개발 기업은 매출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기업공개(IPO) 이후에도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쳐 자금을 마련한다. 이때 주주들은 불만을 쏟아내기도 하지 -
'서민 음식' 족쇄에 묶인 라면값 [기자의눈]
산업 산업일반 2025.03.26 18:30:00“우리나라 국민들이 1년에 평균 70그릇의 라면을 먹는다고 합니다. 라면 한 봉지 가격이 50원 오른다고 하면 연간 부담이 3500원 정도 늘어나는 수준이에요. 라면 한 개가 껌보다 저렴한데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이 유독 큰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식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하소연했다. 최근 라면 가격이 올랐다. 농심 신라면은 50원, 오뚜기 진라면은 70원 인상됐다. 원재료·포장재·인건비 등 주요 원가 상승에 따 -
기업에도 '브리퍼'가 필요하다[기자의눈]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3.24 20:38:16이달 초 만난 한 소형 부품 업체 대표는 “당장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과거 통상 정책과 영향을 분석한 수십 장짜리 보고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에 ‘관세’가 오를 때마다 기업들의 생사가 오가는 지금 절실한 것은 전날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를 오늘 말해주는 한두 장짜리 ‘브리프’ 보고서인데 이런 속보성 자료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 -
[기자의 눈] 업비트 독주 구경만 해야하는 소형거래소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3.20 20:50:46“이용자를 위한 서비스 향상은커녕 당국 규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벅찹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상위 1~2곳 외의 거래소들은 사라질 겁니다.” 국내의 한 소형 가상자산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기자를 만나 이 같은 푸념을 늘어놓았다. 지난해 도래한 비트코인 반감기와 친(親)가상자산파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등으로 기나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침체기)를 마침내 벗어나게 됐는데도 그의 얼굴에는 수심만 -
[기자의 눈] 진영 대결의 볼모된 헌법
정치 정치일반 2025.03.19 18:37:57“이념따라 헌법재판관을 구분한다? 얼마 전까지 금기시된 일이었죠.” 한 여권 관계자는 “지난 석 달간 마치 ‘헌법’이 아스팔트 위를 활보하는 것 같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주장하는 이들도, 직무 복귀를 외치는 이들도 하나같이 헌법을 거론했다. 광화문에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적힌 팻말을 들고 국가원수의 탄핵을 주장했고, 한남동에선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권 -
[기자의 눈]오픈 이노베이션의 민낯
산업 중기·벤처 2025.03.18 17:50:19“말만 스타트업 육성을 외칠 뿐이지 하청 업체나 다름없어요. 투자를 약속한 대기업을 대신해 반년 넘게 각종 법 규정 검토, 국내외 케이스 스터디, 위탁 제조 생산 등 안 해본 게 없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주관하는 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 참가했다는 A 대표는 기자를 만나 이러한 하소연을 털어놓았다. A 대표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유통 대기업으로부터 마케팅 협력 등을 약속받고 초기 투자도 유치하기로 했다. -
[기자의 눈] 조선·철강업계 상생이 절실한 이유
산업 기업 2025.03.17 18:56:55“한국은 철강 3위 수출국인 동시에 2위 수입국입니다. 미국이 남의 철강을 써서 제품을 만들어 파는 걸 문제 삼으면 한국 철강 산업은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자 국내 철강 산업에 대해 한 석학은 이같이 평했다. 철강은 관세를 매기기 가장 쉬운 품목이지만 한국은 철강 수출과 수입 규모가 모두 커 관세전쟁에서 -
[기자의 눈] 설익은 규제철폐의 후폭풍
부동산 분양 2025.03.14 07:00:00“정부에서 집 사라고 규제를 풀어줬다는 신호로 읽힐 가능성이 크죠.” 서울시가 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한 것에 대한 한 부동산 전문가의 평가다. 집값이 꿈틀대자 서울시는 총 두 차례의 자료를 통해 “토허제 해제에 따른 급등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전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이달 말 집계가 끝나기도 전에 6개 -
[기자의 눈] 잠자는 법 위에 나는 사기꾼
사회 사회일반 2025.03.12 18:11:19연 146% 수익. 사기 혐의로 입건된 한 온라인 유사 수신 업체가 피해자들을 끌어모으며 약속한 이율이다. 연일 신문 사회 면을 장식하는 다른 사기 업체들도 대부분 비슷한 수익을 내세운다. 댓글 창은 ‘속는 게 바보’라며 혀를 끌끌 차는 글들로 도배된다. 기자도 한 업체의 허위 유튜브 광고를 직접 시청하기 전까지는 비슷한 생각이었다. 이웃집 아주머니처럼 평범한 인상의 한 중년 여성이 직접 계좌를 보여주며 수익을 인증 -
[기자의 눈] 민주당에 필요한 우원식의 침착함
정치 정치일반 2025.03.10 18:03:17지난해 12월 4일 자정이 조금 지났을 무렵.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의 해제를 요구하기 위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속속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들었다. 그러나 본회의를 열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는 우원식 국회의장은 쉽사리 개회 선언을 하지 않았다. 헬기를 타고 국회 경내로 넘어온 계엄군이 본회의장이 있는 본청까지 진입한 상황이었다. 우 의장의 개회 선언이 지연되자 일부 의원들은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그럼 -
홈플러스 사태의 교훈 [기자의눈]
산업 생활 2025.03.05 18:11:03“대형마트에서 기업회생을 신청한 전례는 아예 없는데다 시기적으로도 안 좋은 때에 정부에 도움을 요청해서 굉장히 놀랐습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간다는 소식에 대형마트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의 외형이 매년 쪼그라들고 영업적자가 심화하던 상황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절차를 개시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여기다 홈플러스가 연중 최대 행사인 ‘홈플런’( -
미국에도 '관시'가 있다 [기자의 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3.04 17:44:07“알고 보니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가드레일 조항을 담당하는 미국 측 직원과 친분이 있는 사이였습니다. 편히 연락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더군요.” 조 바이든 정부 당시 IRA 세부 조항을 한국 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하도록 협상에 나섰던 한 관료의 회상이다. 상대측과 라포(감정적 교류)가 형성돼 있어 대화가 수월했다는 이야기다. 아는 사이라는 것만으로 모든 문제가 일사천리로 해결되지는 않았겠지만 -
금감원장 탓만은 아니다 [기자의 눈]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5.03.03 18:01:59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밀려드는 인사 청탁에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여권 유력 정치인들은 물론 정권 핵심 인사들도 “그 사람 좀 잘 봐달라”며 전화를 걸어왔다고 한다. 우리금융을 여느 공기업처럼 보고 자기 지분을 챙기려는 행태가 이번에도 반복된 것이다. 다만 임 회장은 이전 회장들과 달리 외부 청탁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 인사 업무를 담당했던 전직 임원은 “전직 회장들은 각종 청탁을 들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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