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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에 리셀 재미까지..리퍼·중고시장 '놀이'로 진화

코로나發 침체로 '대안경제' 부상

새것 같은 리퍼 상품 금새 동나고

당근마켓 등서 개인간 매매도 활발

단순 거래 넘어 문화로 자리매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내수가 움츠려든 가운데 가성비 높은 중고제품과 B급 상품인 리퍼브가 뜨고 있다. 리퍼브는 ‘리퍼비시(refurbish)’의 줄임말로 고객이 단순 변심해 반품하거나 매장 전시품 등을 재판매하는 상품이다. 특히 리퍼브 제품은 새 것과 다름없지만 가격이 정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가성비를 쫓는 고객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리퍼브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리씽크에서는 120만원 짜리 노트북을 50만원에 판매하는데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리퍼브 제품을 전문업체에 헐값에 넘기지 않고 자사 몰에서 직접 판매하는 중소가전 업체도 나오고 있다. 재고 상품 등을 직접 판매하는 게 리퍼브 유통 전문업체에 넘기는 것 보다 훨씬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어서다.

풍년은 홈페이지에 아예 리퍼브 코너를 마련했다. 프라이팬 하나에 7,700원, 경질 피막 냄비 하나에 1만33,00원 등 파격적인 가격의 제품들이 매일 올라오지만 금새 동이 난다.

프랑스 가전 톰슨의 경우는 인기 리퍼 에어프라이어를 67%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주문이 폭주했다.





중고시장 플랫폼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파라바라 등 중고 거래 플랫폼도 인기다. 코로나19 이후 월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당근마켓은 누적 가입자수 1,000만 명에, 월 이용자도 700만 명에 달할 정도다. 동네를 기반으로 한 당근마켓은 특히 중고 거래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송금 후 연락 두절’로 인한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적다. 주로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데다 직거래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번개장터도 올해 1·4분기 거래액이 3,6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했다. 중고 자판기 파라바라 역시 직접 물건을 보고 살 수 있어 인기다. 또 최근에는 중고 명품 매입 앱 ‘엑스클로젯’도 나왔다. 엑스클로젯은 사용자들이 판매를 원하는 가방의 사진을 촬영하면, 자동으로 판매 가격을 제안하고 이후, 사용자는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명품감정사들인 ‘엑스클로젯 컨시어지’를 만나 판매 대금을 즉시 받을 수 있다.

리퍼브 제품이나 중고제품 등이 주목을 받는 것은 ‘코로나 불황’이 만들어낸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불황에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B급 상품’이 주목을 받는 것처럼 코로나로 소비가 위축되다 보니 중고나 리퍼브 시장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중고 거래는 내수 위축에 따른 싼 가격만 찾는 게 아니라 리셀(재판매) 문화의 한 형태로 놀이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퍼브 제품의 인기는 코로나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판매자나 소비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나온 현상”이라며 “온라인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중고 거래를 마치 놀이의 한 형태로 즐기면서 중고나 리퍼브 시장의 인기가 더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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