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반의 모든 가상자산을 중개하는 종합 플랫폼이 목표입니다.”
허백영(사진) 빗썸 대표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빗썸 본사에서 진행된 블록체인 전문 매체 디센터와의 인터뷰에서 “빗썸은 ‘중개’라는 거래소 업(業)의 본질을 지키면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게 취급하는 가상자산의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대체불가토큰(NFT) 플랫폼 사업을 위해 최근 자회사를 설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허 대표는 “NFT 플랫폼 사업도 미래 먹거리가 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콘텐츠를 중개한다는 큰 원칙 아래 추진하는 것”이라며 “거래소의 혁신은 고객이 원하는 가상자산을 쉽고 빠르게 거래하도록 지원하는 데서 나온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열풍 속에 1조 원 안팎의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 대표가 회사에 복귀한 후 반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지난 2019년 한때 업계 1위였지만 지금은 선두와 꽤 격차가 벌어진 2위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빗썸은 올해 시장점유율에 집착하기보다는 회사의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허 대표는 “시장점유율이 밀리는 것은 아쉽지만 무리수를 둬가며 뒤쫓을 생각은 없다”면서 “빗썸이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내실을 다지면 점유율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 대표는 전통 금융권 출신이다. 씨티은행과 씨티캐피탈·ING은행·ING증권 등을 거쳤다. 그곳에서 주로 정보보호최고책임자로 일하면서 정보기술(IT) 컴플라이언스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IT 기업은 전통 금융사들에 비해 내부 통제나 고객 자산 보호가 취약할 수 있다. 허 대표가 이끄는 빗썸이 타사 대비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허 대표는 “대형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고객들의 자산을 다룰 때 어떤 내부 통제 절차가 필요한지에 대해 가까이서 익힐 수 있었다”면서 “IT 기반이지만 금융사에 가까운 빗썸을 경영할 때 과거 경력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빗썸은 지난 2017년 4대 거래소 가운데 최초로 고객보호센터를 열었다. 허 대표는 “고객들이 불만이 생기면 찾아가서 하소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면서 “5년 전부터 본사 직영으로 센터를 열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객을 향한 진정성만큼은 빗썸이 가진 최고의 강점”이라고 자부했다.
허 대표는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빗썸은 현재 회사의 복잡한 지분 구조와 대주주의 재판 탓에 당장 IPO를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IPO의 실익이 없다는 게 허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상장은 그만큼 투자를 받고 싶다는 의미인데 그런 면에서 IPO가 시급한 이슈는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회사의 내실을 다질 때”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향후에 상장을 하게 된다면 국내에서 성장한 기업인 만큼 해외보다는 국내에 상장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보였다./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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