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태가 발생하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의 경우 리츠와 부동산펀드가 동일한 기관을 상대로 자금을 모집하고 비슷한 성격의 자산을 사기 위해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과 달리 싱가포르나 호주처럼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발달한 나라에서는 이런 갈등을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공모 상장을 통해 일반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리츠와 주로 기관투자가를 위한 상품으로 제공되는 부동산펀드 간에 성격이 명확하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츠의 스폰서로 참여하는 대형 부동산 회사나 부동산자산운용사들도 대부분 리츠와 부동산펀드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기관투자가나 일반 개인투자자들에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 싱가포르 캐피털랜드의 경우 5개의 상장 리츠와 17개의 사모 부동산펀드를 만들었으며 아센다스도 3개의 상장 리츠와 다수의 사모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호주도 마찬가지다. 차터홀·덱서스 등 대부분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이 리츠와 사모펀드를 함께 운용한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리츠 스폰서로 참여는 캐피털랜드·아센다스와 같은 대형 디벨로퍼들이 부동산을 개발하고 이를 개인들도 투자할 수 있는 자산으로 탈바꿈시킨 다음 리츠에 매각하는 거래가 흔하게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펀드는 자산 매각시 이를 받아줄 수 있는 투자자(리츠)가 있어 좋고 리츠 입장에서는 좋은 자산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다.
10년 이상 해외 부동산 투자를 하고 있는 강영구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싱가포르의 경우 리츠 스폰서로 참여하는 디벨로퍼들이 부동산펀드를 활용해 고위험·고수익 성격의 자산을 개발하고 이를 안정화시킨 뒤 리츠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선순환 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리츠나 부동산펀드와 같은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시드니=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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