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아파트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당장 이달에만도 3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여세를 몰아 2·4분기에 무려 12만 가구 이상이 선보이면서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새 아파트 청약 성적이 올해 부동산시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4·13총선 이후 이달 말까지 아파트 분양이 예정된 사업장(임대·공공분양 제외)은 전국 41개 단지 3만 4,927가구로 조사됐다. 애초 파악된 4월 전체 분양 예정물량(5만6,737가구)의 61.5%에 달하는 아파트가 총선 이후 2주 남짓한 기간에 대거 공급되는 셈이다.
엄진영 피알페퍼 팀장은 “건설사들이 대부분 분양일정을 총선 이후로 미뤘다”며 “특히 상당수 물량이 마지막 주에 몰려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 분양물량을 보면 우선 서울과 수도권에서 1만 9,790가구가 분양되며 지방은 1만 5,137가구가 예정돼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분양 물량이 1만 7,945가구로 수도권 분양 물량의 90%를 차지한다. 지방에서는 경남이 7,165가구로 가장 공급량이 많으며 충북(2,337), 부산(1,888가구), 충남(1,525가구) 순이다. 특히 봄 분양 ‘대목’인 5월부터는 건설사들이 더 많은 분양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5월 한 달 간 분양이 예정된 아파트만도 전국 5만 7,470가구에 달하며 6월에도 3만 2,998가구가 공급된다. 총선 이후 6월 말까지 12만 5,395가구가 공급되며 이미 공급된 물량을 포함하면 이달부터 석 달 동안 14만 가구 이상이 분양되는 셈이다.
건설사들의 2·4분기 공급예정 물량은 올해 연간 분양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건설사들의 경우 연간 30만~40만 가구를 선보이는데 절반가량이 올 2·4분기에 나오는 셈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휴가철이 시작되는 3·4분기는 일반적으로 아파트 분양에 나서지 않는 편이고 올 4·4분기는 분양시장 분위기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하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2·4분기 시장 분위기가 올해 부동산시장의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를 비롯해 지방 대출 시행 등 부동산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이벤트’가 예고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아파트 청약 결과가 좋게 나올 경우 부동산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올 초보다 분양률이나 계약률이 떨어지거나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면 건설사들은 잇달아 분양을 연기하게 되고 이는 하반기 주택시장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하반기에 시장이 좋아질 가능성이 작은 상황에서 2·4분기 분양시장의 결과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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