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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이 도전·변신...로봇공학자의 롤모델

전문가가 본 휴 허 교수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

박현섭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로봇PD




공부엔 전혀 관심 없이 오직 암벽등반에만 미쳐 있던 고등학생 휴 허는 17세에 등반 중 사고로 무릎 아래의 두 다리를 잃게 된다. 장애에도 불구하고 그는 암벽등반에 대한 열정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퇴원 후 자기 집 차고에 의족을 만드는 작업실을 만들어 암벽등반을 위한 의족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기 시작했다. 정상인도 하기 어려운 암벽 등반에 사람과 같은 형태의 의족은 전혀 사용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고 손도끼 형태의 의족을 고안하게 됐다. 이를 통해 사고 전보다 험한 암벽 등반에 성공하게 된다.

이러한 성공은 휴 허의 인생을 180도 바꾸게 된다. 암벽등반의 열정을 보다 나은 의족개발로 돌리게 했다.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휴 허는 석사학위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계공학으로 받았다. 박사과정은 하버드대에 진학해 생물 물리학을 전공했다. 다시 MIT로 돌아가 연구원 생활을 시작한 휴 허는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프로그램 매니저를 지냈고 지금은 도요타의 인공지능·로봇 기술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길 프렛 교수 밑에서 일하게 되었으며 이후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이 과정에서 ‘바이온엑스(BionX)’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자신이 개발한 의족을 상품화하기도 했다.



사람의 걷기 동작은 종아리 근육과 발목의 운동으로 이뤄지는 매우 효율적 동작으로 구성된다. 휴 허 교수는 사람의 동작을 로봇기술로 구현하기 위해 깊은 고찰을 했고 결국 아주 자연스러운 걸음과 심지어는 댄싱동작까지 가능하게 했다. 휴 허 교수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절단된 부위의 신경신호를 활용한 의족 제어를 통해 마치 자신의 다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일반인과 노약자의 보행을 도와주는 입는 로봇도 개발 중이다.

최고의 암벽등반가, 다리절단 장애인에서 최고의 생체공학자·로봇공학자로의 변신은 같은 분야를 연구하는 로봇공학자의 한사람으로서 롤 모델로 삼고 싶은 표본이다. 그가 계속 꿈꾸고 있는 인체 신호와 로봇과의 연결,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로봇기술 연구에 많은 박수와 기대를 보낸다. 휴 허 교수의 연구가 어디까지 진전됐는지를 ‘서울포럼 2016’에서 빨리 확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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