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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꼬리표 뗀 '왕서방폰' 대륙 넘어 美·印까지 넘본다

[중국 ICT-신산업 퍼펙트스톰 온다]

<4> 한국 코앞까지 쫓아온 中 스마트폰

화웨이 "하반기 美 고가폰시장 진출...5년내 韓 추월"

샤오미는 한류 전략시장 인도에서 '미5'로 판매 돌풍

스마트시계 등 웨어러블·통신장비 한국 공략도 가속

2715A09 한중 스마트폰




“하반기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플래그십(고급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화웨이 제품은 세계 1위를 목표하고 있습니다.” (캘빈 딩 한국화웨이 지사장)

그동안 중저가 시장을 잠식해온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국내외에서 고가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오랜 기간 ‘싸구려’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왕서방폰’들이 이제 ‘가격이 적당한데 성능까지 괜찮은’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며 삼성전자·LG전자에 칼끝을 들이대고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삼성전자가 5위, LG전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선봉장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 2월 자사 최초의 플래그십폰인 ‘P9’을 내놓고 앞으로 5년 내 삼성전자를 추월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미국 시장 공략의 척후병으로 나설 제품도 P9이 유력하다. LG전자의 한 임원은 “브랜드 이미지는 한국산에 못 미치지만 성능만 놓고 보면 이미 우리의 턱밑을 넘어 코앞까지 쫓아왔다. 우리 머리 위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샤오미는 근래 주춤했지만 지난달 출시한 신작 플래그십폰 ‘미5(Mi5)’를 필두로 한류 제품의 텃밭이던 신흥국 시장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인도 시장이 미5의 초반 승부처로 꼽힌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샤오미가 지난달 재고물량이 달려 미5 한정판매를 실시했는데도 순식간에 20만대 가까이 판매했다”면서 혀를 내둘렀다.

2715A09 급증하는 화웨이 수정1




한국 시장에서 아직 중국산 스마트폰의 진출은 제한적이지만 통신장비나 웨어러블(착용형 이동통신기기) 등에서 가속도를 내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 한국 정부의 2조원 규모 국가재난안전통신망에 진출한다는 야심을 가졌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세계 최초로 LTE 기반 국가 재난통신망을 구축하는 우리 정부 사업에 화웨이가 장비를 납품할 경우 앞으로 미국과 영국 등이 계획하는 사업 참여에도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의 통신 인프라가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서 활용가치가 크다”며 “화웨이 등은 우리나라에서 신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사후고객 서비스(AS) 인프라 확충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는 샤오미는 국내 유통사 코마트레이드 및 또 다른 국내 유통사인 여우미와 지난달 총판계약을 맺고 미밴드와 공기청정기 등 각종 가전제품 판매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당장은 브랜드 파워에서 우리가 우위에 서 있지만 혁신을 게을리하면 수년 내 따라잡힐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인증 문제 등으로 본격 공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나 중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중국산이 큰 위협 요인이다. 세계 3위 휴대폰 제조사로 자리 잡은 화웨이, 미국 모토로라모빌리티 인수에 성공한 레노버그룹, 프랑스 알카텔루슨트와의 합작으로 설립된 TCL 등 대표적인 중국 기업들의 한국 시장 매출 비중은 아직 1%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국내에 제품 출시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AS 투자에 힘쓰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이 테스트베드로서 활용가치가 크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한 관계자는 “외산 스마트폰이 내수시장에 들어오려면 전파유해성을 다루는 KC 인증과 여러 국내 규격에 맞는지 테스트를 거쳐 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중국 업체들은 이 부분에서 소극적이고 일부 제품은 인증을 통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놓고 보면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이동통신 업계 간부는 “화웨이와 달리 샤오미는 스마트폰 배터리나 운영체제(OS) 등 주요 부품, 기술 측면에서 특허 도용 논란이 있어 해외 진출에는 일부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제조업체만도 300여개에 달하는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150%의 성장률을 기록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시장 포화 등으로 지난해 2% 성장하는 데 그쳤다. 블룸버그는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절반가량이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난립한 중국의 중소 제조사들이 상당수 구조조정되면 오히려 화웨이 등 선발기업의 경쟁력은 강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민병권·권용민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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