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960년대에 많은 국가들이 시장친화적인 경제정책을 마련했지만 이를 실행에 옮긴 국가는 대한민국이 유일합니다. 바로 백상 장기영이라는 행동파 경제부총리가 있었기에 국가경제의 구조를 개혁하고 도약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2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백상(百想) 장기영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구조조정이 화두로 떠오른 우리 경제 현실에서 1960년대 환율개혁·금리현실화·수입자유화 등 잇따른 개혁조치를 단행했던 백상 장기영 선생의 리더십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종속이론이 판을 치던 상황에서 가난한 한국이 시장친화적 정책을 채택해 실천한 것은 경이롭게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1916년생인 백상 장기영 선생은 한국은행 부총재, 서울경제신문과 한국일보를 창업한 언론인, 경제부총리(1964~1967년), 9대 국회의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다방면에 걸쳐 큰 족적을 남겼다. 정대철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시장경제의 기틀을 마련했고 정치·문화·체육·언론 등 어느 분야에서나 실천가이자 개척가로서 중심에 섰던 거인”이라며 “5개 분야에서 다섯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혼자서 해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백상의 가장 큰 특징은 강한 추진력”이라며 “영국 사람이 걸으면서 생각하고 프랑스 사람이 생각한 다음에 뛴다면 우리는 뛰면서 생각해야 된다고 했던 게 백상”이라고 말했다.
정동구 태평양아시아협회장(전 한국체육대학교 총장)은 “우리를 코리아(Korea)로, 북한을 노스코리아(North Korea)로 정한 게 바로 백상”이라며 “국제 스포츠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확립했다”고 평가했다.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미디어 경영과 문화 관련 모델로 삼기 위해 ‘장기영학’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정치·경제·문화·체육계 원로와 전현직 사우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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