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가 조영남 논란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소신을 전했다.
동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진중권은 18일 한 매체에 출연해 조영남 대작 논란을 둘러싼 미술계의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진중권 교수는 “현대미술에서는 콘셉트가 중요하고, 콘셉트를 물질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며 조영남이 얼마나 그렸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진중권은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을 예로 들며 “그 사람도 자기가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대작을 맡긴 작 품을 한 번 보기만 하고 사인만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진 교수는 “만약 콘셉트도 조영남의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범죄다”라고 했고, 또 “대작이 모든 회화의 모든 장르에서 허용되는 건 아니다. 개념미술이나 팝아트에서 주로 허용되는데, 조영남씨 같은 경우는 그걸 넘어섰다”며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전했다. “화투를 그린 데서 볼 수 있듯이 팝아트로 분류할 수 있고, 작품 판매도 대량 생산으로 했더라. 그런 경우는 대행을 할 수 있지만 실제 대작 작가가 그것 보다 많이 했기 때문에 부당하게 여겨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조영남이 대작 여부를 알리고 다녔는지의 여부라 알렸다. 진 교수는 “보통 팝 아티스트들은 대행을 시킨다는 걸 공공연히 알리고 다닌다. 그런데 조영남씨는 그걸 하지 않았다. 그러니 보통의 경우보다 더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대작 작가에게 작품당 10만 원이라는 대가를 준 것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사기죄가 아니라 노동법 위반”이라고 전했다.
조영남이 대작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작품을 산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한 진 교수는 “현대미술 작품을 돈 주고 살 분들이라면 현대예술에서 중요한 건 실행이 아니라 콘셉트라는 걸 알았어야 한다”며 구매한 사람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진 교수는 “왜 검찰이 미술계에 한 마디도 물어보지 않냐”며 검찰의 수사 방식이 문제라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진 교수는 “대작을 한 작가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한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충분히 받지 못한 건 분명하다”며 사기죄가 아닌 노동법에 적용받아야 된다고 언급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사진=JTBC ‘비정상회담’ 제공]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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