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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 혼자 하고서도 2인1조로 한 것처럼 서류 조작"

시의회, ‘갑질 계약’ 추궁…서울메트로 “건설 당시부터 부실시공”

서울메트로가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 사고와 관련해 스크린도어 정비용역업체에 2인 1조로 근무한 것처럼 보고된 것이 일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서울메트로 정수영 사장직무대행은 3일 열린 서울시의회 특별 업무보고에서 “작년 강남역 사고 이후 스크린도어 정비 업무를 하는 은성PSD와 유진메트로에 1인1조 근무한 것도 2인 1조 근무한 것으로 보고된 것이 사실이냐”는 질의에 “일부 그런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정수영 사장대행은 또 “8월1일 출범하는 스크린도어 정비 자회사에는 정비 인원을 최소 20명 증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시의회는 서울메트로가 은성PSD를 상대로 맺은 ‘갑질 계약’을 집중추궁했다.

김상훈 서울시의회 의원은 은성PSD가 승강장 안전문 고장 사고 발생 시 원상복구와 손해배상에 대한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지는 조항 등을 지적하며 “이 계약을 보면 누가 보아도 사고는 예견된 것”이라며 “서울메트로는 처음부터 이를 알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이것은 ‘슈퍼 갑질’이다. 상대편에 대한 지시사항이지, 이것이 어떻게 계약이라 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지난 2011년 은성PSD 설립 당시 125명 가운데 무려 90명이 서울메트로 출신이었던 사실도 드러났다. 정수영 서울메트로 사장직무대행은 “2011년 설립 당시 서울메트로 출신은 90명이었지만, 퇴직 등으로 남은 이는 현재 36명”이라며 “서울메트로 출신의 연봉은 평균 5,100만원 가량”이라고 말했다.

이 중 5년 내 퇴직한 이가 태반이었다는 점에서 설립 당시 실제 현장 업무와는 무관한 고연봉·고령의 서울메트로 직원들이 은성PSD로 옮겨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직무대행은 서울메트로 출신들이 주로 관리업무·시설물 상시점검·비상대기 등의 업무를 맡고 있으며, 기본적인 순회점검에는 비정규직 직원들과 함께 나간다고 설명했다.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에서 유독 스크린도어 고장이 많이 일어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정 직무대행은 “건설 당시부터 문제가 많았다”며 “너무 짧은 기간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다 보니 외국 기술이 제대로 표준화되거나, 우리 기술화되지 않은 채 설치돼 문제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부실 시공된 것을 가지고 운영하다 보니 많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사고 발생 당시 서울메트로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제대로 보고를 신속하게 했는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메트로 측은 “사고 발생 10분 이내에 문자메시지로 상황 전파가 됐다. 이후로 이차적으로 관제소에서 상황을 전파했다”면서도 “박 시장에게 핫라인으로 따로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이날 오후 4시 박원순 서울시장 주재로 대책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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