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공동경찰기구 유로폴은 20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니스 트럭 돌진, 독일의 도끼 난동 등 올해 일어난 테러 모두 IS가 배후임을 자처하고 나섰지만 직접 가담한 테러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테러와 개인적 광기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질수록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진다. 뮌헨 쇼핑몰 총격사건까지 지난 1년 동안 전 세계에서는 대략 15건의 무차별 도시 테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될 정도다. 우려스러운 것은 테러에 대한 공포가 일상화할 경우 경제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모든 사람의 과격화’라고 표현했듯이 극단주의는 유럽 정치에 주류로 떠오른 지 오래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중도우파와 중도좌파 정당이 교대로 국가를 경영해왔지만 최근 들어 유럽에서는 극우나 극좌파 정당이 힘을 키워가고 있다. 성장을 멈추거나 후퇴하는 경제가 사회적 분열과 고통을 치유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 따른 것이다. 그로 인해 대중의 좌절과 분노가 극단주의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 테러의 일상화를 IS뿐 아니라 사회의 실패에서 찾는 이유다.
공포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사회의 노력이 배가돼야 할 시점이다. 테러와 광기가 뒤섞인 시대에 ‘안전지대가 없다’는 대중의 불안의식이야말로 테러 자체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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