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콘텐츠업체가 국내 인터넷만화(웹툰) 원작 입도선매에 나섰다. 국내 업체인 카카오는 이를 이용해 중국 웹툰시장 진출 확대의 계기로 활용하기로 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모바일 기반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가 중국의 만화콘텐츠 서비스업체 ‘팡팡그룹’과 함께 최근 한중 글로벌웹툰 재적재산권 공모전을 시작했다. 이는 국내 웹툰 저작권 등 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팡팡그룹은 중국의 대표적인 만화, 애니메이션 회사로 중국 내 인기 만화작품을 책으로 출간, 온라인 플랫폼으로 유통하고 있다. 해당 공모전을 통해 수상한 작품은 향후 카카오페이지와 팡팡그룹의 스크롤 부문 플랫폼에 연재될 예정이다. 또한 공모전 수상작들은 향후 드라마 등으로 리메이크될 가능성도 있다.
팡팡그룹이 아예 국내에서 ‘돗자리’를 깔고 작품 모집에 나선 것은 그만큼 한류 만화 및 애니메이션의 흥행 잠재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과거에는 한국에서 어느 정도 연재 시점이 지나 독자 인기가 검증된 작품들만이 중국 등으로 진출했는데 이젠 작품 원산지에서의 시장성 검증 단계를 생략하고 아예 초반부터 입도선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쓰면 팡팡그룹은 자국내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유망 작품을 조기에 선점할 수 있고, 국내 웹툰업계는 작품 기획 및 제작 초반부터 시장을 미리 확보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사업 실패의 위험이 현저히 줄어드는 ‘상생효과’를 볼 수 있다.
카카오와 국내 웹툰 작가들은 이번 행사를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자회사인 포도트리를 사내 독립기업으로 전환시키며 웹툰 등의 해외진출 사업 확대를 예고하기도 했다. 포도트리는 카카오페이지에 웹툰, 웹소설 콘텐츠를 기획·수급·영상화 지원해왔다.
최근 카카오는최근 중국 업체들과의 웹툰 관련 사업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상고양이’, ‘고교대장부’, ‘묘진전’ 등 10개 웹툰 작품이 차이나모바일의 콘텐츠 플랫폼 ‘미구동만’에 공급되는가 하면 해당 웹툰 작품들이 중국 최대 드라마제작사인 화책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웹툰의 2차 활용 및 해외 수출 등에 힘입어 국내 웹툰업계의 매출은 2015년 약 4,2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최대 8,8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카카오의 관계자는 “웹툰의 글로벌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해외 유수의 콘텐츠 업체와 제휴를 통한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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