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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출 이어 이익마저 말라가는 주요 기업들

최근 들어 국내 기업들은 불황형 흑자를 이어왔다. 좋은 제품을 많이 팔아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많아지는 호황형 흑자를 내지 못하고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비용감축에 주력해 수익성만 올렸다. 지난해 기업들의 실적을 보면 불황형 흑자가 대세로 굳어졌음을 알 수 있다. 3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636곳의 지난해 실적(삼성전자 제외)을 보면 매출은 전년보다 4.13%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5.6% 증가했다. 이렇게 덩치는 키우지 못한 채 마른 수건만 쥐어짜는 식으로는 한계에 부닥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가 컸다.

올 상반기 기업 실적을 보면 벌써 한계가 온 것 같아 충격을 주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2·4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 21곳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삼성전자 제외)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0.4% 줄었다. 불황형 흑자를 넘어 이제 매출은커녕 영업이익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기업은 LG디스플레이·SK하이닉스·현대제철·포스코대우·현대자동차·포스코·SK텔레콤 등으로 모두 자기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이 업종을 불문하고 성장이 정체된 데 이어 수익성도 나아지지 않는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것이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고 경영난에 허덕인 지는 오래됐다. 진작에 시작했어야 할 구조조정을 미룬 결과다.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의 대규모 구조조정만 보더라도 차일피일 늦추다 훨씬 더 큰 희생을 감수하고 있지 않은가. 이래서는 안 된다. 상황이 좋지 않다고 움츠러들기만 해서는 반전을 기대할 수 없다. 공격은 최선의 수비라는 말이 있듯이 외부에서 구조조정의 칼이 다가오기 전에 스스로 변신에 나서야 한다. 기업의 변신은 기존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신성장산업에 투자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투자여건이 나아지기를 기다려서는 투자할 시기를 놓친다. 때마침 정부는 신성장산업 투자에 대해 대대적인 세제지원에 나서며 기업의 변신을 독려하고 있다. 다시 한번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 위험을 감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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