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CCSI) 따르면 지난 7월 월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내구재지출전망 심리지수(CSI)는 85다. CSI는 2003년 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장기 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이를 웃돌면 가계가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인식을 가졌음을 나타내는 지표다. 내구재지출전망 CSI의 경우 6개월 후 현재보다 지출을 늘릴지 줄일지를 질문해 지수가 산출된다. 월 소득 100만원 미만 가계의 내구재지출전망 CSI는 2월 77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여파 등이 잦아들면서 7월에 반짝 상승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인 2013년 1월(86) 수준을 여전히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5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경우 2013년 1월 93이던 내구재지출전망 CSI가 7월 102로 올라섰다. 2013년 1월 7포인트에 불과했던 월 소득 100만원 미만과 500원 이상 가계의 소비심리 격차도 1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저소득층은 여전히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변한 가계가 다수인 반면 고소득층의 소비심리는 점차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내구재뿐 아니라 의류 같은 소비재와 외식·여행·주거비 등 주요 서비스업에서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비심리 격차가 벌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저소득층의 소비심리는 떨어지고 고소득층은 살아나는 양극화는 중산층 붕괴가 주요 원인”이라며 “저소득층이 최소한의 생활필수품만 사고 다른 내구재 등을 소비하지 않는다면 내수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도 공염불이 되면서 버블 붕괴 이후 소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