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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우간다에서 본 비전

임종건 언론인·전 서울경제신문 부회장

옥토·유전 등 천혜의 자연환경

무세베니 '한국 배우기' 열성적

朴대통령 경협 등 약속한 만큼

자원외교 차원서 적극 지원을

임종건 전 서울경제신문 부회장




아프리카 중동부에 위치한 우간다에 비전 트립(Vision Trip·선교지 방문 여행)을 다녀왔다. 그곳에서 필자가 10년 전부터 자선단체 컴패션코리아를 통해 후원해온 어린이를 다른 후원자 19명과 함께 만나러 간 여행이었다.

이 나라는 그때나 지금이나 1인당 국내총생산(GDP) 600달러 수준으로 빈곤의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빈곤은 대개 식민 종주국들의 착취정책, 정정불안과 만연한 부패에서 연유한다. 우간다의 빈곤도 예외는 아니지만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우간다의 천혜적인 환경을 보니 더욱 그랬다. 우간다의 면적은 한반도보다 조금 넓은 24만㎢에 인구는 3,400만명이다. 우간다와 케냐 탄자니아에 걸쳐 있는 빅토리아 호수의 표면면적은 남한의 3분의2에 해당하는 6만㎢에 달하고 그 외에 크고 작은 호수들이 산재해 있다.

그러고 보면 바다 같은 빅토리아 호수와 열대우림이 우거진 우간다는 아프리카 대륙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대부분이 구릉지에 황토 땅이다. 광활한 빅토리아 호수의 수자원을 활용하면 못 지을 농사가 없는 비옥한 땅이다.

우간다의 빅토리아 호수에서 발원한 나일 강은 우간다를 남에서 북으로 종단한 뒤 계속 북진, 수단과 이집트를 거치는 6,600㎞의 여정을 마치고 지중해로 흘러들어 간다.

나일 강의 발원지는 거대한 수력발전용 댐이었다. 댐의 길이는 한강 강폭만 했다. 거기서 흘러내린 거대한 양의 물이 사하라 사막 위와 밑으로 흘러 아프리카의 생명수가 되고 나일 문명의 꽃을 피웠다.

우간다 서북지역에서는 매장량 10억배럴의 유전이 발견됐다. 내륙국가라 해상통로가 없는 것이 약점이지만 동쪽 인도양의 케냐 몸바사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만 개설된다면 우간다는 아프리카 중흥의 심장이 될 수 있는 나라로 여겨졌다.

독재가 유일하게 합리화될 수 있다면 빈곤을 퇴치했을 때다. 우간다의 이런 자연조건을 생각하면 빈곤은 지도자의 문제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우간다의 요웨리 카구타 무세베니 대통령은 30년째 장기집권 중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18년간 집권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토대를 세운 것에 비할 때 무세베니의 장기집권은 합리화가 어려워 보인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부족 간의 내전과 아민의 독재에 시달려온 것에 비춰 무세베니 치하에서 내전이 멈춘 것은 진전이다. 그러나 장기집권은 필연적으로 부패를 부르고, 그것이 정정불안으로 번진다.

국민의 지지를 유지하는 길은 경제개발뿐이다.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에 한국은 희망이다. 그중 무세베니 대통령은 한국 배우기에 특히 열성적이다. 새마을운동 시범마을이 다섯 곳에서 운영 중이다.

우리 일행보다 두 달 앞서 5월28일부터 30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우간다를 국빈 방문했다. 2014년 무세베니 대통령의 한국 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이었다. 한국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은 1963년 수교 이후 최초였다. 경제협력과 문화교류에 관한 많은 양해각서들이 체결됐다.

영국 여왕이 왔을 때보다 더 삼엄하게 경호를 했다고 현지의 교민 사업가 조장주씨(아라전자 사장)는 자랑스러워했다. 북한의 군사교관이 와 있던 나라임을 감안한 조치였을 법도 하지만 조씨는 한국에 대한 우간다 정부의 기대 크기를 말해준다고 풀이했다.

박 대통령의 우간다 방문으로 우간다는 북한의 군사교관들을 철수시켰다. 군사가 아니라 경제가 나라를 지탱하는 힘임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우간다 경제의 성공은 아프리카 대륙의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이다. 한국이 자원외교 차원에서라도 힘껏 도와줄 필요가 있는 나라다.

한창 진행 중인 엔테베공항 리모델링 사업에 인천공항이, 유전개발 예정지에 건설될 정유공장 컨소시엄에 SK에너지가 각각 참여하고 있었다. 컴패션코리아가 돌보는 우간다 어린이가 또한 5,000명이 넘는다. 우간다 여행에서 발견한 비전들이다.

임종건 언론인·전 서울경제신문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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