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된 아기가 30대 성인 여성에게 신장을 기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감동과 놀라움을 주고 있다.
31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장기이식센터 이태승 교수는 지난해 7월 뇌사 상태에 빠진 생후 73일 된 영아의 신장을 만성 콩팥병으로 6년간 투석생활을 해 온 미혼의 30대 여성 천 모씨에게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공여자인 영아는 출생 직후 머리에 혈종이 발견됐고 두개내출혈이 악화되면서 뇌사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시나 조직에서 출혈이 생겨 혈액이 고여있는 상태인 혈종은 자연적으로 회복되기 매우 어렵다.
이후 영아 부모의 장기기증 결정으로 정밀검사를 거쳐 영아의 신장 2개는 천 씨에게 이식됐다. 영아의 신장을 성인에게 이식하는 경우 콩팥 두 개와 주변 혈관을 함께 이식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매우 가는 혈관을 연결하는 문합 기술 등이 요구돼 수술 자체가 매우 고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장기이식을 받은 천 씨는 수술 이후 1년간 건강하게 일상 생활을 하고 있으며, 신장기능을 보여주는 크레아티닌 농도도 0.9㎎/㎗(정상수치 0.7~1.4㎎/㎗)로 양호하다.
이태승 교수는 “장기기증은 마음 아픈 선택이지만, 동시에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이 끝나지 않고 머무르게 하는 방법”이라며 “국내 최연소 신장이식 공여자인 영아의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그 숭고함을 본받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재아인턴기자 leejaea55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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