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내년 대선에서 ‘1대 99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라며 “상위 1%가 사회의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한 식당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만나 ‘불평등 해결’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진보적 경제학자로 ‘불평등의 대가’ 등 저서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시장 실패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인물이다.
박 시장은 스티글리츠 교수와 머리를 맞댄 자리에서 “한국은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성장 모멘텀이 줄어들고 실업률이 높아 많은 젊은이들이 절망에 빠져 있다”며 “어떻게 하면 고속성장에서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2009~2015년 사이 불평등이 더 심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2009~2012년 3년간 91%의 경제성장 성과가 상위 1%에 모두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는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풀타임으로 일하는데 저소득으로 전락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첫 시작은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또 “탄소세를 도입하는 방법으로 세금제도를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화석연료 억제, 재생에너지 사용 증가, 세입 증가 등 세 마리 토끼를 잡는 방법”이라며 “그렇게 거둔 세금으로 사회적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에 사용한다면 불평등을 해소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 시장은 스티글리츠 교수와의 만남에 앞서 이날 오전 아리아나 허핑턴 ‘허핑턴 포스트’ 창립자 겸 전 편집장을 만나 혁신적 조직 성장 노하우와 매체 다양화를 통한 언론기능 확대, 시민 참여형 매체 운영을 통한 미국 언론 흐름의 변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허핑턴 포스트’는 정치·미디어·비즈니스·엔터테인먼트 등 68개 세션에 걸쳐 월 12억개의 페이지뷰를 제공하는 세계적인 온라인 언론 매체다. 2005년 창간 이후 빠르게 성장해 2012년 온라인 언론으로는 최초로 퓰리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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