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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日관광객

엔고·양국관계 개선조짐 따라 유통가 원조고객 모시기 경쟁

한류스타 팬미팅·일 걸그룹 일일 점장·시제품 스낵 물량 확대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은 내년초까지 1만명 일 방문단 유치

8일 오후 명동거리가 쇼핑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지윤기자




8일 서울 명동 올리브영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품을 고르고 있다./이지윤기자


9일 서울 명동 올리브영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 간식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이지윤기자




# 지난 8일 서울 이화여대 앞에 위치한 화장품전문점들은 지난해와 다르게 일본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교토에서 친구와 함께 서울을 방문한 유카 시리코(27)씨는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여행계획을 접었지만 올해는 한국산 화장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자 한국을 찾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명동 헬스앤뷰티스토어 올리브영 매장에서도 일본인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매장 직원은 “사드 여파 등으로 지난해 가을보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줄어 걱정했는데 일본인이 돌아와 반갑다”고 말했다.

한일 관계가 냉각되며 사라졌던 원조 ‘관광 한류’의 주역인 일본인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최근 한일 양국의 외교관계가 개선되고 엔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일본인들이 한국 관광을 재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유통 및 식품업계도 수년 만에 돌아온 일본인을 맞기 위해 전용 마케팅을 확대하고 신제품을 쏟아내는 등 원조 고객 모시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국내 관광지가 유커보다 다양해 이들의 컴백이 본격화될 경우 서울·제주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 루트가 부산 등 경남권 일대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일본인 관광이 늘어나면서 소매유통 업계는 오랜만에 유커 일색이던 행사에서 벗어났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2일부터 서울권 백화점 5곳과 아웃렛 4곳에서 일본인 방문객에게 음료쿠폰과 프리미엄 쿠폰북·에코백 등을 증정하는 행사를 연다. 롯데면세점은 앞서 6월 말 일본인을 대상으로 아이돌그룹 ‘2PM’ 팬미팅 행사를 개최한 데 이어 10월21일에는 이민호·김수현 등 한류 스타들이 출연하는 ‘패밀리콘서트’를 연다. 신세계면세점도 10일 일본 걸그룹 업업걸스와 차오벨라칭케티를 일일 점장으로 임명해 일본 관광객 선점을 위한 공세에 나선다.

국내 특급호텔들도 반색하고 있다. 주로 수도권 변두리에 호텔을 잡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에 비해 일본인들은 서울 주요 관광지에 인접한 4대문 안에 묵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지난달 일본인 투숙객 수는 지난해에 비해 36% 증가했다. 호텔 관계자는 “일본인의 관광 재개는 환율 요인이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대로라면 꾸준한 회복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일본인들이 선호하는 부산 지역 등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도 쏟아지고 있다. 일본인들은 서울·제주 관광에 이미 익숙한데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특성 등으로 부산·대구 등 기타 도시를 방문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최근 신세계면세점 부산센텀시티점은 다음달부터 내년 초까지 1만명 규모로 방문하는 일본 ‘전일본관혼상제상조협회’의 면세점 방문을 최초로 유치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일본인의 선호도가 높은 토리버치·롤렉스·불가리 등이 고루 입점해 서울에 이어 부산 면세전쟁이 본격화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도 일본인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무원은 최근 부산·제주 지역에서 비유탕면 신제품인 ‘자연은 맛있다 육개장칼국수’의 공급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일본인이 기름에 튀긴 유탕면보다 생면이나 비유탕면을 즐긴다는 점을 파악해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을 공략하고자 내린 결정이다.

한국 김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의 기호에 맞춘 신제품도 잇따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5월 ‘비비고 김스낵’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단맛·매운맛 등을 보강한 신제품 2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대상 청정원도 5월 국내산 돌김에 아몬드·참깨·퀴노아 등을 섞은 ‘사브작 큐브 김스낵’ 3종을 선보였다. 오리온 역시 지난달 ‘포카칩’에 김맛을 더한 신제품을 내놓고 물량공세를 벌이고 있다.

다만 올해 일본인 관광객 증가세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의 여파에 따른 기저효과 요인이 큰데다 아직 전체 외국인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 미만이어서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일 관계 악화와 엔저 현상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이며 관광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중국인 관광객에 비해 수는 적지만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김희원·윤경환·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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