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14년 아시안 게임(9월19일~10월4일까지)를 개최한 지 2년을 맞고 있으나 여기저기 끌어다 쓴 빚을 갚느라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아시안게임 관련 채무는 작년 말 기준으로 1조76억5,000만원이 남아 있다. 이는 인천시 본청 전체 채무 3조2,204억5,000만원의 31.3%에 이르는 규모다.
아시안게임 신설경기장이 인천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건립될 때마다 인천시 채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초 기존 경기장을 증·개축 하려다 지역 개발은 원하는 주민 여론에 밀려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등 16개 신설경기장을 짓는 데 사용한 예산은 무려 1조7,224억원이다. 경기장 건설비의 27%는 국비를 지원받았지만 인천시는 나머지 1조2,523억원을 마련하느라 지방채 발행을 남발했다. 아시안게임 관련 지방채에 대해 작년부터 원금 상환을 시작한 인천시는 2029년까지 매년 100억∼1,500억원의 원리금을 상환해야 할 처지다.
이런 가운데 16개 신설경기장은 마땅한 수입원을 찾지 못해 인천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16개 경기장은 지난해 164억4,7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무려 34억5,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16개 신설 경기장 전체의 올해 적자 규모도 10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재정이 튼튼했던 인천시가 ‘2주간의 축제’를 치르느라 전국 ‘최악의 빚쟁이 도시’로 전락한 셈이다. 인천시는 현재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행정자치부로부터 ‘재정 위기 주의 단체’로 지정돼 있다.
다만, 최근 서구 주경기장이 롯데시네마 영화관을 유치하고 내년에는 다목적 컨벤션홀 등도 입주할 예정이어서 재정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내년 16개 신설경기장의 적자 규모를 50억원으로 줄이고, 2018년에는 흑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신설경기장의 수입 재원을 다양하게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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