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등 소비자의 불만(claim) 사례가 급증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중대한 결함으로 인한 불만일 경우 회사에 큰 위기가 되기도 한다. 소비자의 불만은 해결 비용도 문제이지만 한 번 망가진 고객의 경험은 되돌릴 수 없다. 회사가 고객의 불만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답은 회사 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제품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는 스마트 클레이머(smart claimer)를 양성하는 것이다.
하나의 제품이 개발돼 고객을 만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이때 스마트 클레이머가 고객 입장에서 비판적 의견을 미리 발굴해 더 나은 제품 개발을 도울 수 있다. 회사 내 스마트 클레이머 인력이 없으면 소중한 불만 예방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하지만 왜 우리나라 기업은 스마트 클레이머 도입을 어려워하는 것일까.
첫 번째 요인은 스마트 클레이머 양성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사전 불만 예방이 좋은 투자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해외 유수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들은 개발자 3명당 1명의 전담 테스터를 고용한다. 제품을 직접 써보는 테스터를 회사 내 클레이머로 양성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마찰을 싫어하는 기업문화다. 이런 기업문화에서는 누군가에게 비판적 시각을 제공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회사가 비판을 수용하는 문화를 양성해야 회사 내부의 좋은 불만이 제품에 반영될 수 있다.
세 번째 요인은 불만을 관리하는 체계가 없는 것이다. 제품에 대한 불만이 넘쳐나도 이들을 모아 지식화하는 체계가 없으면 소중한 정보 자산이 되지 않는다. 불만 정보가 지식화되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에 반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지식 창고가 될 것이다.
고객 중심 시장에서 스마트 클레이머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인력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회사 내 스마트 클레이머를 적극 양성해 미래의 위기와 불만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성철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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