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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은행 민영화 최종 목표는 새 주인 찾기여야

23일 마감된 우리은행 지분매각 예비입찰에 한화생명 등 국내외 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11월로 예정된 본입찰 성공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16년간 겉돌았던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이 올해 내에 매듭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우리은행 예비입찰이 투자가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이전과 다른 매각방식을 도입한 덕분이다.

한 달 전 정부는 보유지분 51% 중 30%를 통매각이 아닌 4~10%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 분산매각 방식의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을 발표했다. 실패한 네 차례 매각에서 고집했던 경영권 프리미엄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다. 팔고 남은 20%의 지분은 향후 주가 상승시 처분하기 위해 가지고 있을 뿐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정했다. 경영 불간섭과 검증된 주주들에게 지분을 쪼개 팔겠다고 결정한 것은 정부의 강한 매각 의지를 보여준 조치로 칭찬받을 만하다.

예비입찰 결과는 정부 의지에 대한 투자가들의 믿음이 높다는 방증이다. 그동안 우리은행 민영화가 진전 없이 헛바퀴를 돈 것은 정부의 진정성이 의심받았던 탓이 크다. 국부유출이나 헐값매각 시비 등이 두려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민영화를 미뤄온 게 사실이다. 특히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을 지킨다면서 경영권 매각(지분 30% 일괄매각)을 고수해 실패를 반복했다. 이렇게 민영화가 늦어지니 은행의 기업가치와 경쟁력이 계속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한·국민은행이 리딩뱅크 경쟁에 본격 나서고 외환은행과 통합을 이룬 하나은행이 추격하는데도 우리은행이 전혀 대응을 못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번에는 시장 여건도 좋은 만큼 민영화를 완성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분리매각이 성공하더라도 우리은행의 진정한 민영화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명확한 대주주가 없는 상황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정부 지분 추가 매각 등을 통해 우리은행의 확실한 주인을 찾아줘야 하는 이유다. 새로운 주인을 만나 안정적인 지배구조 속에 다른 은행들과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 그래야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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