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새벽 5시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한 가정에 화마가 덮쳤다. 그 안에는 일가족 4명이 잠을 자고 있었다. 불길을 보고 다급하게 현관문을 두드린 옆집 주민 덕에 큰 화는 입지 않고 모두 밖으로 안전히 대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는 하루 아침에 잿더미가 됐다. 일용직 근로로 힘겹게 생활하며 언어장애가 있는 둘째 아이 까지 돌봐왔던 가장 이 씨는 잿더미가 된 집을 바라보며 막막한 심정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앞길이 보이지 않던 이 씨에게 희망이 된 건 이웃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었다.
신대방1동 주민센터는 의용소방대와 소방서, 청소행정과로 구성된 긴급대책반을 꾸려 이 씨 가족의 화재복구에 앞장섰다. 동작구 청소행정과에서 1톤 차량 넉 대와 15명의 인력을 파견, 전소 돼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물건들을 치웠다.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도움도 이어져 화마가 휩쓴 이 씨의 집은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주민센터는 적십자 긴급구호 물품과 지역주민으로부터 기부받은 생활 물품을 지원했고, 긴급지원금 200만원도 수혈했다. 동작경찰서는 가족을 위한 임시 거주지를 마련했고, 새마을금고는 초등학교·중학교에 재학 중인 이 씨 자녀를 위해 100만원의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다.
이 씨는 “앞으로의 생계가 막막했는데 주민 도움으로 순식간에 임시거주지가 생기는 등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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