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20일(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서 조환익 사장과 모하메드 알 하마디 에미리트원자력공사(ENEC) 사장이 ‘UAE 원전 운영사업에 대한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은 수출원전 현장점검을 위해 UAE를 방문 중인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겸 ENEC 이사회 의장 등 양국 정부가 배석한 가운데 서명됐다.
이번 계약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상업운전에 들어갈 UAE 원전 4기(5,600MW)를 ENEC와 함께 60년간 운영하는 게 골자다. 한전은 UAE 원전 공동운영사업자 자격으로 원전운영사업법인에 9억달러(약 9,900억원)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UAE 원전판매 수익 중 투자지분에 대한 배당을 매년 받게 된다. 한전이 예상하는 매출 규모는 60년간 494억달러, 약 54조원에 이른다.
한전이 60년간 거둬들일 494억달러는 UAE에 자동차 228만대, 휴대폰 5,200만대를 수출해야 얻을 수 있는 금액이다. 성과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한전은 지분투자로 공식적인 운영사업자가 됐기 때문에 우리 인력을 UAE 원전 현장에 보낼 수 있다. 한전과 한전KPS는 ENEC와 UAE 원전에 정비인력을 10년간 파견하는 계약도 곧 체결할 방침이다. 계약이 성사되면 연간 최대 1,0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UAE 원전은 2009년 우리나라가 최초로 해외에 수출한 원전사업이다. 2012년 7월 UAE 원전 1호기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5월 1호기의 원자로가 설치됐다. 내년 5월 준공 이후 상업운전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1년마다 2호기부터 차례로 공사를 마무리해 2020년 5월에는 4호기까지 준공된다. 원전 4기의 전체 전력생산 규모는 5,600㎿다.
관심은 한전의 다음 원전 수주 지역이다. 유력한 곳으로 베트남과 체코가 꼽힌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한국형 원전 건설을 위해 수행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긍정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도 베트남 현지 지원사업을 벌이며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4%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인 체코도 우리 정부와 ‘한·체코 원전협력 업무협약(MOU)’을 맺고 신규 원전 건설과 운영·유지보수, 기술교류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이집트와 영국 등도 후보군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은 물론 60년 동안 안전하고 신뢰받는 발전소 운영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원전 프로젝트가 되도록 하겠다”며 “한전의 브랜드 가치가 더욱 높아짐에 따라 해외 원전시장 진출 기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5개 기관으로 구성된 대주단은 31억달러(3조5,000억원)의 금융을 지원한다. 31억 달러 가운데 25억 달러는 ENEC와 한전이 공동출자한 UAE원전 사업법인에, 6억달러는 한전 출자 자금으로 지원될 예정이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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