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연구원은 2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차 산업혁명과 한국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국제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의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칼 베네딕트 프레이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의 47%는 자동화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노동력과 자동화 비용을 비교해 자동화가 타당할 경우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고용 문제를 연구하는 학자로 일자리 47%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은 그가 저서 ‘일자리의 미래’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다.
프레이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게 아닌 양극화라고 지적했다. 각종 의사 결정을 하거나 자동화가 어려운 일을 컴퓨터를 활용해 처리하는 등의 고소득 일자리는 지금보다 늘어나지만 컴퓨터 코드로 대체할 수 있는 중간소득 일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봤다. 대신 아주 단순한 저소득 서비스 일자리 수는 증가하면서 일자리 양극화가 커진 다는 것.
4차 산업혁명으로 지역 간 격차도 커질 것으로 봤다. 일자리 혁신에 필요한 각종 시설이 도시에 먼저 생겨나다 보니 진보 속도가 달라 지역 간 격차가 생길 것이란 설명이다. 프레이 교수는 “디트로이트와 실리콘 밸리를 보면 이런 차이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는 전통적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이 모여 있는 지역이고, 실리콘 밸리는 정보기술(IT) 중심의 기업이 모여있다. 두 지역의 일자리 수는 디트로이트가 10배 더 많지만, 생산력은 비슷한 수준이다.
프레이 교수는 이 같은 4차 산업혁명이 일자리를 없애겠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레이 교수는 “미국 근로자의 71%는 21세기에 들어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들은 대졸자 중심의 중간 이상의 소득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종 서비스업이나 하이테크 제조업 등이 늘어나고 생산성이 올라가 사람들이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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