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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라앉는 한국경제, 최순실 파문 속 아무도 관심없나

한국 경제가 끝없는 침체의 늪으로 가라앉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8% 감소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소비는 무려 4.5%나 곤두박질쳐 5년7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투자 역시 2.1% 줄어들었다. 지표만 악화한 게 아니다. 경제의 최일선에 있는 기업들 역시 최악이다. 국내 30대 대기업 중 올 3·4분기까지 매출액이 줄어든 곳이 절반에 달하며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하고 있는 곳도 13곳이나 된다. 전체 실업률도 11년 만에 가장 높은 3.6%까지 올랐다. 어디를 봐도 잿빛뿐이다.

문제는 경제가 낭떠러지 앞에 섰지만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최순실 게이트’가 모든 것을 빨아들인 탓이다. 분노한 국민들이 거리로 나왔고 대통령은 사실상 국정운영 능력을 상실했다. ‘거국내각’이든 ‘책임내각’이든 현재의 내각이 바뀌는 것도 기정사실이 됐다. 공직사회 역시 집단 패닉에 빠진 상태다. 국정의 머리부터 손발까지 모두 묶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장관들이 모여 내놓은 게 고작 정책발표 일정 조율인 것도, 장관 연설문을 한 달 전 것 그대로 베껴 내놓은 것도 모두 손을 놓았기 때문이다. 그저 기업들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태를 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최순실 파문이 국가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벼랑으로 내몰리는 한국 경제를 이대로 내팽개친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로 되돌아올 게 뻔하다. 경제부총리나 장차관들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위기극복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공직사회를 추스르고 기존에 진행했던 개혁과제와 정책들을 차질없이 마무리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이들에게 있다. 배신감과 좌절감에 빠진 국민들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겨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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