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에서 여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최순실 게이트’로 혼돈에 빠진 청와대를 이끌게 됐다.
지난 1999년 김대중(DJ)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은 후 17년 만에 청와대로 돌아온 것이다. 한 위원장은 두 명의 대통령을 보좌하게 돼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한 위원장은 동교동계의 핵심인사이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야권을 대표하는 정치인이었다. 1982년 11대 국회에서 민한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한 위원장은 5공화국 초기 내란음모죄로 구속된 김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며 동교동계에 합류했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부총재,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등을 지내는 등 야당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7년 대선에서는 김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간 후보단일화 협상의 주역으로 나서며 ‘국민의정부’가 탄생하는 데 공을 세웠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1998년에는 초대 노사정위원장을 맡았다. 2001년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과 2012년 민주당 상임고문을 맡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랬던 그가 여당으로 돌아선 것은 19대 총선 공천 낙천이 계기가 됐다. 2012년 3월 민주통합당 공천에서 떨어지자 당을 탈당해 총선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18대 대선을 두 달 앞둔 그해 10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중도층 표를 흡수하기 위해 한 위원장을 영입하는 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당시 대선캠프 국민대통합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을 지냈고 당선 이후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을 맡았다. 정권 출범 이후에도 초대 국민대통합위원장을 지내며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이어갔다.
한편 신임 정무수석에는 친박계로 분류되는 허원제 전 의원이 내정됐다. 언론인 출신인 허 수석은 국제신문과 부산일보·경향신문 기자를 거쳐 SBS에서 사회부장과 정치부장을 지냈다. 18대 국회 때 정계에 입문한 허 수석은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을 역임했다. 2007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방송단장을 맡았다. 2014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한 바 있다./류호기자 rho@sedaily.com
◇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전북 전주(74) △서울대 영문과 졸업 △제11·13·14·15대 국회의원 △대통령 직속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회 초대 위원장
◇허원제 신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 △부산(66)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SBS 사회·정치부장 △18대 국회의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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