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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이끌 美경제는] 무역장벽 쌓고 법인세 감면...지금껏 없던 '제3노선'예고

무역협정 전면 재검토 가능성

낙수효과로 일자리 확대 예고

이단아적 경제 공약 상당수

어떤 정책 펼칠지 예측불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무역장벽을 높이 쌓아올리고 법인세 감세를 통한 ‘낙수(trickle-down) 효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경제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통적인 공화당 범주에서 벗어난 그의 이단아적 공약 상당수가 경제운용에도 반영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어떤 정책을 펼칠지는 그의 깜짝 당선만큼이나 예측 불허다.

◇무역협정 재검토…무역전쟁 서막 오르나=트럼프호 경제정책의 변화는 무역에서 가장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경선기간 내내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경제를 어렵게 만든 원인으로 각종 자유무역협정(FTA)을 지목하고 이를 원점부터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천명해왔다.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철회는 물론 이미 발효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까지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불공정한 무역 역조를 바로잡기 위한 반덤핑관세·상계관세 등 무역제한조치를 늘리겠다고 주장해왔다. 또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 공화당 정강정책에서는 무역규제 대상을 ‘협조를 거부하는 다른 나라들’이라고 표현하며 중국을 넘어 한국·일본 등 동맹국에도 칼자루를 넓게 휘두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 등 주요 수출주도형 국가들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지난달 22일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밝힌 ‘취임 100일 구상’에서 TPP는 “이 나라의 잠재적 재앙”이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NAFTA를 재협상하겠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자리정책 핵심은 ‘낙수 효과’= 소득 최상위 계층의 소득세를 33%로, 최고 35%인 법인세를 15%로 각각 인하한다는 감세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높은 법인세로 경쟁력이 떨어진 기업들이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법인세를 낮춰 기업들이 본국으로 생산기지를 유턴시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린다는 정책을 일자리 처방전으로 내놓았다. 미 공화당의 전통적인 정책 기조였던 낙수 효과를 트럼프식으로 재포장한 것이다.

아울러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만든 금융규제법인 ‘도드-프랭크법’ 폐지에도 트럼프와 공화당이 의견일치를 이룬 부분이다. 선거에서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과의 공조가 이뤄진다면 이러한 구상들은 취임 초기에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무역과 세제정책을 제외하고는 향후 트럼프호의 경제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스타일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연장선에 있는 민주당 스타일도 아닌 ‘제3지대’의 정책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대선 레이스 동안 승리를 위해 수시로 정책을 수정해왔기 때문에 추진 의지가 없었던 공약(公約)들은 ‘공약(空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인은 일괄적으로 정한 최저임금이 오히려 실업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공화당 정강정책에서는 최저임금 수준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자 7월 최소 10달러로 최저임금을 높이겠다고 입장을 선회한 바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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