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수출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주요20개국(G20) 국가 간 신규 무역규제가 월평균 17~20건에 이른다는 게 WTO의 집계다. 무엇보다 미국 차기 대통령에 보호주의 무역을 주창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돼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벌써 그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엊그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사실상 죽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의회가 연내 비준 승인 포기를 발표하고 트럼프도 취임 직후 폐기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즉 G2 간 무역전쟁의 조짐도 커지고 있다. 이미 두 나라의 기싸움은 시작됐다. 트럼프가 취임 후 100일 동안 우선 추진할 과제에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하자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환구시보는 14일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 올리고 중국산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물린다면 중국은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기회에 미·중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악조건에도 아시아 신흥시장 수요를 창출해 수출 회복과 함께 3분기 연속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을 달성한 일본을 좋은 본보기로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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