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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첫 공모 나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이 몰고 올 긍정적인 나비효과

공모 시장 활성화.. 투명하고 효율성 높은 시장으로 이끌 것

기관도 개인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운용업 발전에 도움

공모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

PM·FM 등 부동산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 기대

시장 커지면 개인에 보다 좋은 상품 출시 가능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최근 업계 최초로 페이스북을 개설했다. 이지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한국투자증권· KEB하나은행·하나금융투자·우리은행·HMC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IBK투자증권·현대증권 등 8개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퍼시픽타워(서울 중구 서소문 소재)’ 부동산 공모 펀드 상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또한 이지스를 알리는 것은 물론 부동산과 관련된 정보들도 계속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지스는 최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퍼시픽타워 공모 상품에 대한 광고도 하기 시작했다.

이지스의 시도는 지금까지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색적인 풍경이다. 그간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은 적극적으로 회사를 알리지 않았다. 종합자산운용사들과 달리 부동산자산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와의 접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기관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모 상품이었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에서 압도적인 1위로 성장한 이지스도 대중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다. 실제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1호 공모 상품 출시에 앞서 아직까지 이지스라는 이름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이 고민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부동산자산운용 업계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모 펀드가 투자하는 서울 중구 서소문에 위치한 ‘퍼시픽타워(옛 올리브타워)’ 전경. ‘이지스코어오피스제107호공모부동산투자회사’의 기대수익률은 연 6.4% 수준이며, 최소판매금액은 100만원이다. /사진제공=이지스자산운용




공모 시장 활성화.. 투명하고 효율성 높은 시장으로 이끌 것

이지스의 변화는 시장에 여러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정보가 보다 체계적으로 구축되고 투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펀드와 함께 대표적인 부동산간접투자기구인 리츠(REITs)가 발달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와 투명성은 대체로 한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호주·싱가포르·일본 등이 대표적이다.

피터 버워 아시아·태평양부동산협회(APREA) 회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우 리츠 시장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 기본적인 내용조차 파악이 잘 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매일매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등 투명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명성이 높아지면 시장이 보다 효율적(efficient)으로 작동한다”고 강조했다.

공모 상품이 늘어나면 증권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들도 정보 제공에 보다 신경을 쓰게 되고 그 결과 다양한 리서치 자료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버워 회장은 “여러 금융기관과 애널리스트들이 부동산 시장과 상품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하게 되면 시장이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 같은 시장의 다양한 정보가 오히려 국가가 제공하는 단일 부동산 통계보다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도 개인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운용업 발전에 도움



그간 한국 시장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온 기관투자자들과 운용사 간의 고착화 된 ‘갑을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를 모으기 위해 국민연금·우정사업본부 등 소위 큰 손들에 크게 의존했다. 그러다 보니 운용사들이 기관과의 관계 형성을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 부어야 했으며, 기관들이 종종 운용사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관과 운용사 간의 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 대표는 “해외의 경우 대형 연기금들도 좋은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개인들과 경쟁을 하며, 이 때문에 운용사를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며 “운용역들이 기관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시간을 쏟는 대신 투자 대상 발굴과 운용에 신경을 쓰게 되면 자산운용 시장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는 부동산간접투자시장을 한 단계 성숙시켜 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은 개별 자산 위주로 투자하는 시장이다. 반면 해외의 경우 투자자를 모은 다음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블라인드 펀드’가 일반적이다. 블라인드 펀드는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 블라인드 펀드가 활성화되지 않은 것은 운용사들의 기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국내 기관들은 블라인드 펀드 보다는 리스크가 작고 안정적인 수익률이 기대되는 코어(Core) 자산에 대한 투자를 선호한다.



하지만 앞으로 운용사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게 되면 블라인드 펀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코어뿐만 아니라 코어플러스·밸류애드·오퍼튜너티 등 기대수익률과 리스크를 감내하는 수준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펀드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 공모 시장의 개화는 부동산 자산운용사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앞으로는 부동산 자산운용역들에 대한 평판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소수 기관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사모 시장에 비해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되는 공모 시장은 보다 엄중한 잣대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공모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 PM·FM 등 부동산 관련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 기대

이지스는 최근 개인투자팀을 하나 더 추가했다. 올 초 하나은행에서 유덕현 이사를 영입해 업계 최초로 개인투자팀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 SK증권에서 최준영 이사를 영입해 두 번째 팀을 만들었다. 전체 인원도 6명으로 늘렸다. 이규성 이지스자산운용 전무는 “앞으로 공모 상품의 비중을 점점 더 높여갈 계획이며, 이에 맞춰 개인투자자를 전담하는 조직도 계속해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보다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도 밝혔다. 이 전무는 “아직 초기 시장이다 보니 매각차익보다는 운용 기간 동안 안정적인 배당을 주는 상품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점점 더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회사들도 이지스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 최근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에서는 운용사들이 사모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에도 기관과 개인을 함께 유치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과거와 달리 기관과 개인의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운용사들이 향후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에서 공모 시장이 커질 것을 예상하고 개인투자자들과의 접점을 찾아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의 성장은 자산관리(PM), 시설관리(FM) 등 관련 시장의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산관리업무의 중요성도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기조의 지속과 고령화 시대의 가속화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부동산간접투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커 보인다. 그런 점에서 운용사들의 공모 시장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측면도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부동산 투자는 지역적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금처럼 해외 투자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개척지나 다름없는 개인 공모 시장에서 자산운용 규모와 역량을 키우는 것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세계적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떠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운용사들이 좋은 상품을 내놓는다면 외국계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 것”이라며 “부동산자산운용 시장은 세계 시장을 무대로도 경쟁력을 발휘하는 회사가 나올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영향력 있는 운용사가 등장하고 전체 공모 시장의 규모가 증가할수록 개인들에게 더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한 예로 올해 시장에서 판매된 부동산 공모 상품의 판매 수수료는 2.0% 수준이다. 다른 금융상품의 수수료가 대부분 1%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는 아직 시장에서 부동산 공모 상품 자체가 낯설고 판매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앞으로 부동산 공모 펀드 상품이 일반화된다면 이 같은 수수료 체계도 투자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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