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무엇일까. 일반인에게 예술은 아직 멀다. 직장은 오늘도 늦게 끝나며 설사 일찍 끝난다 해도 무엇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예술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눠 볼 수업이 없다.
필자는 몇 년 전부터 ‘처음 만나는 재즈 싱잉’이라는 이름으로 마을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지속적인 예술적 나눔 활동을 통해 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경우는 예외에 가깝다. 이를 자발적으로 할 만큼 예술가들의 생활이 시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이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문화예술 명예교사 사업’은 예술가는 물론 일반시민들에게도 의미가 있다.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가가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자신의 경험담과 물론 공연·체험 등도 함께한다. 예술인들에게는 잘 갖춰진 형식으로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이 만남이 신선하다.
올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공연을 곁들인 강연을 진행했다. 입시의 외줄 타기 속으로 본격 진입하기에 앞서 자유학기제를 맞은 아이들은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들에게 내가 느낀 재즈의 의미와 그 음악이 실제로 만들어지는 모습을 잠시나마 경험하게 해줄 수 있는 기회가 고마웠다.
예술활동이란 꼭 예술가를 직접 만나야만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다. 가까이에 있는 스승, 친구들, 이웃이나 부모님이 그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돌아볼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가진다면 그때 예술 활동은 이미 싹트고 있는 것이다. 예술은 특정 형태의 작품으로 드러날 수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의 삶 하나하나가 그야말로 진정한 예술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문득 지나치던 푸른 하늘과 작은 들꽃 한 송이에도 생의 감동을 발견해낼 줄 안다면 우린 이미 예술가다. 이처럼 문화예술가와 대중과의 만남으로 서로의 다양한 삶을 공유하는 순간, 문화예술가 본인에게도 다음 작품에 대한 영감은 물론 삶의 보람과 기쁨까지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다. 서로의 만남이 문화예술을 즐기는 특별한 하루가 아닌, 일상을 나누는 보람된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말로(재즈 보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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