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트럼프와 차이 총통의 통화 이후 트럼프 당선인 측이 중국의 강한 반발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행보를 이어감에 따라 취임 전 미중 관계의 파열음은 더욱 커질 조짐이다. ‘하나의 중국’ 정책이 양보할 수 없는 중국의 최우선 이해라는 점에서 정상적 외교논법을 벗어난 트럼프의 기업협상식 대중 압박이 자칫 트럼프 정권 초 주요2개국(G2) 간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대만중앙통신 등 중화권 매체들은 미국 헤리티지재단 소속 연구원인 스티븐 예이츠 아이다호주 공화당 지부장이 6일 대만을 방문해 5일간 머물며 차이 총통과 비공개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딕 체니 전 미 부통령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지낸 예이츠는 대만 관영 싱크탱크인 ‘위안징기금회’ 초청으로 열리는 외교 안보 관련 비공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만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이츠는 차기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라인스 프리버스와 친분이 깊어 트럼프 행정부의 요직에 임명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7월 공화당 정강에 대만 주권 불변 등의 조항을 포함했을 때 초안 작성을 주도하며 공개적으로 대만 지지 입장을 표명해왔다. 예이츠는 2일 트럼프와 차이 총통의 전화통화에 막후 역할을 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자 부인하기는 했지만, 그가 소속된 헤리티지재단 창설자 에드윈 퓰너가 통화를 주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예이츠는 언론 기고문에 “트럼프와 차이잉원의 전화통화는 매우 정확한 결정”이며 “중국 당국과 미국 내 친중파 세력에 미국 정상은 누구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 측이 외교안보 이슈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하나의 중국’ 문제를 건드리면서 중국의 반응도 점점 격앙되고 있다. 루 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이며 트럼프 인수위도 이를 매우 잘 알 것으로 믿는다”며 “우리는 이미 미국 내 관계자에게 항의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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