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야가 현 유 부총리에게 경제사령탑으로서 힘을 실어줄지, 아니면 임 내정자나 제3의 인물을 인선할지 확정하지 않았지만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유 부총리의 유임은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권한대행 체제에서 새로운 부총리 임명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가 이날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해 규제프리존법 등 경제활성화법을 조속히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바쁜 경제 행보를 보이는 것도 유임 분석에 설득력을 더해준다.
지난달 초 임 금융위원장이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후 지금까지 한 달 넘게 경제 컨트롤타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우리 경제가 계속 수렁으로 빠져들자 경제사령탑부터 정하라는 요구가 빗발친 것도 그래서다. 일본이 최근 한국 측 대화 상대가 없어 한일 통화스와프 협상을 할 수 없다고 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심각한 내우외환의 위기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소비와 투자심리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 초반대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미국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까지 덮쳐오고 있다. 자칫 회복할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유 부총리에게 이를 수습할 책임이 다시 부여된 것이다. 유임이 유력한 유 부총리와 경제팀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오로지 지금의 경제위기를 돌파하는 데 진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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