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국내 증시는 충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연말 랠리에 올라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3·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겠지만 이미 시장이 금리 인상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 기조 완화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더 늘 것으로 보이는데다 4·4분기 기업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주가 상승 탄력에 불을 붙일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미국 연방기금금리(FF) 선물에 반영된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95.4%에 달한다. 다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회의 후 비둘기파 성향의 코멘트를 내놓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로 FOMC 이후 당분간 안도 랠리를 전망한다. 김성환 부국증권(001270) 연구원은 “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강달러 압력이 완화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3~10월 사이 5월을 제외하면 매달 순매수를 이어오다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11월 1조원 이상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13일까지 6,203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 상승 등에 힘입어 신흥국의 경기불안이 완화되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올린다 해도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이 뚜렷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올 4·4분기 실적 전망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FOMC 이후 증시전망을 낙관하게 만드는 요소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의 통계를 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99곳의 올 4·4분기 영업이익은 33조9,85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달 전보다 1.65% 올라간 수치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001200) 연구원은 “10월 중 일시적으로 약화됐던 국내 기업이익 전망의 호조세 복귀가 분명해졌다”며 “달러 강세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연말까지 수출주 중심의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철강·금속 등 소재, 산업재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 하드웨어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전망한다.
그렇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국내외 정치경제적 변수들은 증시의 상승세를 제한할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는 얘기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는 이르면 내년 1·4분기 말 조기 대통령선거가 예상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트럼프의 보호무역은 대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도 표방했을 정도로 미국 내 지지가 많아 공약에 그칠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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