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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비싸지만 미국을 사야하는 이유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아침을 깨우는 알람을 시작으로 하루종일 손에서 뗄 수 없는 스마트폰이 일상의 중심이다. 스마트폰이 구글의 안드로이드든 애플의 iOS 기반이든 말이다. 출근하며 한 손에 ‘스타벅스’ 커피 한잔과 사무실 내내 ‘인텔’ CPU가 장착된 ‘MS’ 윈도우, 엑셀을 활용해 일을 한다. 회사 내 젊은 친구들과의 점심을 위해 ‘맥도널드’ 빅맥과 ‘코카콜라’를 주문한 뒤 ‘비자(VISA)’카드로 결재를 하고 ‘페이스북’에 인증샷을 올린다.

요즘 부쩍 성장주사를 맞는 아이들이 많다는 딸 주치의 얘기에 세계 최초로 키 크는 호르몬제를 개발한 ‘화이자’의 주사제를 처방 받고는 주말에 부모님 생신에 선물드릴 ‘듀퐁’사의 최고급 소재가 장착된 명품 패팅코트 하나를 구입한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은 대부분 지난 5년간 100%이상 주가가 올랐다. 같은 기간 글로벌증시(MACI ACWI)는 43.2% 상승에 그친데 반해 미국 대형주 지수인 S&P500은 86.9%나 상승했다. 한때 중국이 없었으면 아무 생활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 생활에 아주 중요한 부분들은 오히려 미국 기업 제품과 서비스가 장악하고 있다. 이젠 세계 최고 제품이 미국제품이고 가장 미래 지향적인 기업이 미국기업인 셈이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올해 연초까지만 해도 전문가들 사이에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은 거의 없었다. 왜냐하면 다들 ‘너무 비싸다’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글로벌에서 가장 양호한 경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미국이다. 물론 지금도 미국 주식은 싸지 않다. 현재 S&P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PER(주가순이익배율)은 17.1배이며 이는 5년 평균(15.0배)과 10년 평균 (14.4배)보다 높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트럼프 수혜와 이슈와 함께 내년도에도 좋은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 되었다.



10년 전 차이나, 브릭스라는 단어가 전세계에서 유행할 때 ‘팍스시니카(중국이 주도하는 세계 평화시대)’가 곧 도래할 줄 알았다. 달러화의 위상은 점점 가라앉을 것이며 기축통화 지위를 위안화가 차지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 세계 3개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무너지고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부도에 직면했을 때 아무도 현재의 위치를 예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최고의 위치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들이 많지만 100년을 넘게 쌓아온 기술력과 품질은 한 사람의 의견으로 무너지지는 않는다. 물론 트럼프도 선거전 공약과는 많이 다른, 절충되고 합의된 정치 노선을 걸을 것이다.

글로벌 경기회복이 시작된 시점에서 여전히 비싸지만 앞으로 더 비싸질지도 모를 미국주식을 집중해 보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지도 모르겠다. 주식은 쌀 때 사는 게 맞지만 앞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은 더 많은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비싼 주가를 그들의 높아진 순이익으로 증명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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