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AI)에 특화한 지능정보 영재고(가칭)를 설립하고 인공지능 로봇 등에 대해 ‘전자인(Electronic Person)’이라는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공공 AI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오는 2018년에는 일반정보·비식별정보 등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소’를 만들기로 했다. 2022년에는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한 범죄정보 통합분석 프로그램을 구축해 범인 검거율을 10%포인트 높이고 모든 차량과 교통 인프라도 연결해 교통사고율을 지금보다 40% 감축하기로 했다.
15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서울 건설회관에서 ‘지능정보사회 추진 민관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지능정보사회 중장기 종합대책(안)’을 발표했다. 지능정보사회는 AI와 데이터 활용기술(ICBM, 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을 융합해 기계에 인간의 고차원적인 정보처리 능력을 구현한 기술이 보편화된 사회를 말한다.
정부는 우선 컴퓨터·뇌과학,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SW) 연구 등에 능통한 지능정보 영재 5만명을 조기 발굴해 키우기로 하고 지능정보 영재고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AI 관련 전공을 하는 석·박사 학생 지원도 크게 늘린다. 소프트웨어 교육 확대를 통한 창의적 인재 육성에도 나서기로 했다.
인공지능 확대에 따른 법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국가정보화 기본법을 ‘지능정보화 기본법’으로 바꾸고 특정 분야에서 자율적 판단과 분석을 할 수 있는 AI에 대해 ‘전자인’으로 규정하고 법적 권리·의무를 규정하기로 했다. 개발자나 기업이 몰래 AI를 조작해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고 비리·권력남용 등을 저지르는 문제도 예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능정보사회전략위원회(가칭)’도 꾸리고 AI 범죄와 기술 오용을 금지하는 원칙을 담은 ‘지능정보기술 윤리헌장’을 2018년 내놓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인공지능 시대 경쟁력의 원천인 데이터 수집·유통·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데이터 거래소를 만들기로 했다.
이와 관련, 범죄정보 통합 분석에 AI를 적용해 2022년까지 범죄 발생 개연성이 높은 장소나 상황을 자동으로 찾아내 바로 경찰력을 투입하는 시스템을 만든다. 2030년까지는 강력범죄 용의자의 얼굴을 기계가 자동으로 인식해 조기 검거를 돕는 프로그램의 도입을 추진한다. 이런 ‘AI 경찰’이 보편화하면 2014년 기준 78%인 범인 검거율이 2030년에는 88%로 뛸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행정 서비스에서도 AI 서비스가 도입된다. 소득·재산정보 분석급자 판정에 AI를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차상위계층·고령자·장애인 등 취약 계층을 자동으로 찾아 적시에 지원하는 식이다. 2030년 기존 일자리의 노동시간 중 49.7%가 자동화될 것으로 보고 교육·고용·복지 제도를 개편하고 사이버 위협, 인간 소외 등에도 대처하기로 했다.
정부는 지능정보기술을 국방·치안·행정 등 공공 분야에 먼저 도입해 초기 시장을 창출한 후 관련 규제를 풀고 창업을 지원해 의료·제조 분야 기업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능정보사회 대책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국가 차원에서 준비한 최초의 대책”이라며 “창조경제로 마련된 혁신의 토양 위에서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한다면 인간 중심의 지능정보사회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최원식 맥킨지앤드컴퍼니 대표는 “데이터 저장·통신·로봇 자동화의 원가가 최근 20여년 사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지능정보사회로의 빠른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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