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안부 편지를 한 네티즌이 문재인이 보낸 편지로 착각하고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게시판에 올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문제가 된 편지는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비선을 통해 김정일에게 편지를 전달했다’ 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박 대통령은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편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드립니다. 지난 2002년(주체91년) 위원장님을 뵙고 말씀을 나눈 지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북측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이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편지에는 ‘주체’, ‘북남’ 등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듯한 단어도 곳곳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편지 전문이 박사모 게시판에 게시되자 회원들은 이 편지를 문 전 대표가 작성한 것으로 믿고 “종북 추종자, 빨갱이”, “북한 추종세력이 확실하다”, “저 새X 집 압수수색 한 번 해보고 싶다” 등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의 비난을 쏟아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게시판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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