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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 끌고 고미술 밀고...미술품 경매시장 뜨거웠다

■ 2016 미술품 경매시장 돌아보니

서울·케이옥션 낙찰총액 1,600억

김환기 작품 416억으로 26% 달해

단색화 제외한 현대미술은 '약세'

고미술 거래량 예전 수준이었지만

문화재 출품 잇따라 낙찰가 '쑥쑥'





2016년 미술품 경매시장은 김환기(1913~1974)가 이끌고 고미술이 밀어준 한 해였다.

서울경제신문이 18일 양대 미술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올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서울옥션은 약 911억원, 케이옥션은 약 688억원의 낙찰총액을 거뒀다. 서울옥션 매출이 창사 이래 최대였던 지난해 1,082억원에서 소폭 감소한 까닭은 공급량 조절 등을 이유로 연 4회의 홍콩경매를 3회로 줄였기 때문이다. 케이옥션이 지난해 679억원을 웃돌며 또 한번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데는 연간 35회 이상의 활발히 진행한 온라인 경매가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1월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63억3,0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2-Ⅴ-70 #172’ /사진제공=서울옥션


지난 6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54억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27-VII-72 #228’ /사진제공=케이옥션


지난 4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8억6,915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사진제공=서울옥션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45억6,24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무제 3-V-71 #203’ /사진제공=서울옥션


지난 3월 케이옥션에서 21억8,200만원에 낙찰된 김환기의 ‘15-XII-72 #305’ /사진제공=케이옥션


◇김환기 효과=양사 낙찰총액 합산 1,600여억원 중 김환기 작품은 서울옥션 235억원, 케이옥션 181억원으로 총 416억원어치, 약 26%를 차지했다. 위작 논란에 휘말린 ‘블루칩’ 이우환·천경자의 작품이 거래량과 낙찰가 모두에서 위축된 가운데 김환기가 독보적으로 시장을 이끌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 전면점화가 47억2,100만원에 팔려 한국미술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후 올해 4월에 약 48억원, 6월에 54억원, 11월에 63억3,000만원 낙찰까지 연거푸 3번이나 자체경신으로 신기록을 썼다. 김환기가 산파 역할을 해 태동한 ‘단색화’의 인기는 여전했으나 최근 3년의 급등세와 비교하면 ‘보합’ 수준이었다. 최윤석 서울옥션 상무는 “‘단색화’가 한국 미술에 대한 관심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것이 근대미술에 대한 관심까지 유도했기에 김환기 뿐 아니라 유영국 등이 앞으로도 강세일 것”이라며 “단순히 김환기나 ‘단색화’의 이름값으로 모두 선호되는 게 아니라 같은 작가 작품이어도 수작이 더 비싸게 팔리는 식으로 ‘선별능력’이 자리 잡은 만큼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했다. 한편 김환기와 단색화를 제외한 현대미술은 불황이라 할 정도로 거래가 저조했다.

고려시대 작품으로 20억원에 낙찰된 서울시 유형문화재 151호 철조석가여래좌상 /사진제공=서울옥션




◇고미술 신드롬=지난 3월 서울옥션에 출품된 철불(鐵佛·철조석가여래좌상)이 20억원, 11월 케이옥션에 나온 4.7m 높이 삼층석탑이 10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고미술 자체가 공급량이 많지 않아 거래량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추정가 대비 낙찰가격 수준이 높아졌다. 침체된 고미술시장이 경매를 중심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자 서울옥션은 일본·미국에 흩어진 유물을 ‘환수’하는 등 공들여 작품을 확보하는 한편 민화·무속화·전통 한국화·고미술 등의 기획경매를 별도로 마련했다. 케이옥션은 KBS ‘진품명품’의 감정사로도 유명한 서지학자 김영복 씨를 고미술 분야 고문으로 위촉했고 서화와 도자기 일색에서 탈피해 ‘혼천의’ 같은 천체관측기구·지도·고문서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문화재를 다양하게 선보여 대중적 관심을 끌었다. 고미술품 컬렉터는 대체로 경기변동에 덜 민감한 고액 자산가가 많은데다 희소가치 있는 유물에 대해서는 박물관·문화재단까지 가세해 가격 불문하고 경합을 벌이기도 한다. 최근 화랑가에서도 고미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호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9~10세기 무렵 제작된 것으로 출품돼 10억2,000만원에 팔린 삼층석탑 /사진제공=케이옥션


소설 ‘삼국지연의’의 주요장면을 묘사한 것으로 7억5,000만원에 낙찰된 8폭짜리 ‘삼국지연의도’ /사진제공=케이옥션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이 국내에 처음 선보여 7억3,000만원에 낙찰된 안중근의 ‘행서족자’ /사진제공=케이옥션


조선 도화서 화원으로 특히 인물화에 능했던 화산관 이명기의 6폭짜리 ‘행려풍속도’는 6억4,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제공=서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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