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잖아도 양국 간 전운은 갈수록 짙어지는 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드리고 환율정책 등을 문제 삼으면서 중국이 발끈했다. 여기에 시장경제 지위마저 인정하지 않자 1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미국도 사흘 뒤 맞제소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산 밀·옥수수 등의 수입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양국 간 통상마찰 무대가 WTO로 한정됐으면 그나마 나을 뻔했다. 하지만 미국이 통상정책을 총괄할 국가무역위원회(NTC)의 초대 위원장에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를 임명하면서 전선이 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알리바바와 GM 건은 그 시발점이다. 세계적으로나 한국 입장에서 우려할 만한 사태전개다. 가뜩이나 힘든 글로벌 무역환경에서 주요2개국(G2)의 충돌은 자칫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로서는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 기업들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외교통상 라인을 총가동해 미중 통상전쟁의 흐름을 면밀히 관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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