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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후준비 프로그램’ 이왕 하려면 제대로 해야

정부의 첫 노후준비지원 5개년계획이 공개됐다. 보건복지부는 29일 국가노후준비위원회를 열어 2020년까지 5년간 국민 노후지원의 밑그림을 담은 ‘제1차 노후준비지원 5개년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말 노후준비지원법이 시행된 후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마련된 것이다. 고령화 속도가 가속되는 추세에 맞춰 전 국민을 상대로 정부 차원의 노후준비 지원이 본격화한 셈이다.

이번 기본계획은 국민이 노후 빈곤과 질병·고독 등에 직면하지 않도록 자산관리와 건강 등을 종합 컨설팅하고 관계기관과 연계해 사후관리까지 제공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 절반 이상이 노후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시의적절한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우선 은퇴 전에 최소 1회 이상 전문기관에서 노후 생활비가 얼마인지 확인하고 이에 맞춰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여기에 건강·여가 등 비재무적 분야로도 상담을 확대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1년여를 공들인 첫 지원대책임에도 사실상 상담 서비스밖에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상담 대상자도 지나치게 작아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면(對面) 재무진단 및 상담 수혜자 목표가 2018년 10만명, 2020년 12만명 수준이다. 재무 분야 전문가의 심층진단 목표도 2018년 3,000명, 2020년 5,000명이 고작이다. 베이비붐 세대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한다지만 수혜 대상자가 너무 미미하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2014년 기준 48.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2.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노후준비 수준도 100점 기준에 평균 62.8점에 불과하다.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노인 일자리를 만드는 게 급선무다. 노후지원이 단순히 상담 서비스에 그칠 게 아니라 노인 일자리 창출로 확대될 수 있도록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왕 하려면 허투루 세금을 쓴다는 말이 나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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