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9시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 타워에서는 장근석, 민아, 이휘재가 MC를 맡은 가운데 ‘SBS 2016 SAF 연기대상(이하 SBS 연기대상)’이 개최됐다. 이날 대상은 이변없이 ‘낭만닥터 김사부’의 한석규에게 돌아갔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석규는 타이틀롤 김사부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력과 존재감으로 극에 무게중심을 잡았다. “많은 분들이 검은 옷을 입고 오셨다”고 운을 뗀 한석규는 “신인 시절에 많은 분들이 하얀 도화지가 되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검은 도화지가 될 수는 없는가 생각해봤다”고 질문을 던지며 “밤하늘에 어둠과 암흑이 없다면 별은 빛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어둠과 빛은 한 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길을 잃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라고 적힌 작가의도를 직접 낭독하며 수상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한석규 외에도 ‘낭만닥터 김사부’ 팀은 유연석, 서현진이 베스트 커플상, 10대 스타상, 장르 드라마 부문 우수연기상 등을 수상했으며, 김민재까지 뉴스타상을 거머쥐며 현재 SBS 간판 드라마다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낭만닥터 김사부’ 팀 외에도 다관왕 수상자들이 눈길을 끈다. 이민호는 ‘푸른 바다의 전설’로 베스트 커플상, 10대 스타상, 장르&판타지 드라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이준기 역시 베스트커플상과 10대 스타상 그리고 한류스타상을 수상했다. 박신혜는 ‘닥터스’로 10대 스타상, 장르&판타지 드라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으며, MC를 맡은 장근석과 민아 역시 각각 2개의 상을 챙겼다.
이처럼 올해 ‘SBS 연기대상’은 판타지, 로맨틱, 장르, 장편으로 시상 분야를 확대한 데 이어, 특별 연기상, 우수 연기상, 최우수 연기상으로 나눈 탓에 수상자만 총 40명에 달했다. 또 이 과정에서 공동수상까지 남발하다보니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우수 연기상의 수상자가 발표된 이후 한석규의 대상 수상에 이견이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소 억지스러운 PPL 장면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이돌 100명이 선정한 상이라는 명목으로 3개의 상이 전달됐다. 그 중 키스 장인상을 유연석과 서현진이 수상한 가운데, 수상자에게 직접 자신의 수상을 호명하게 하고 상으로 구강청정제를 주는 모습은 시상식의 흐름을 끊기에 충분했다.
특히 마지막 상을 수상한 아이유가 드레스를 입은 채 안마기에 앉아 인터뷰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앞서 진행된 SBS 연예대상이나 가요대전에서도 협찬사의 안마기 홍보를 위해 불필요한 연출을 시도한 바 있어 보는 시청자들은 더욱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4년째 MC를 맡은 이휘재의 진행이 네티즌의 열띤 공방을 불러 일으켰다. 이휘재는 추운 날씨에 패딩을 입고 참석한 성동일에게 “PD인지 연기자인지 헷갈리게 의상을 입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이준기와 이지은에게 “약간 이상한데? 묘한 기류가 흐른다”며 두 사람을 몰고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지은은 현재 장기하와 공개 열애 중이다.
또 그는 조정석이 수상할 때마다 그의 연인 거미에 대한 언급을 강요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다른 배우들의 수상 소감에도 작품과는 관계없는 질문들을 이어가며 빈축을 샀다. 마지막에는 “상을 타지 못했지만, 마지막까지 의리로 자리를 지켜주신 배우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던지며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말 많고 탈 많았던 2016년처럼 상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 SBS 연기대상’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매해마다 같은 논란이 되풀이 되고 있는 ‘SBS 연기대상’이 내년에는 한층 보완된 결점 없는 시상식으로 기억되길 빌어본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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