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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덕에 웃는 기업도 있네!

중국 석탄 감축 정책에 가격 급등

정유4사 벤젠값 올라 수익성 개선

작년 영업익 7조 넘어 사상 최대 추정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경제 보복 조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중국 덕분(?)’에 웃고 있는 기업이 있다. 중국발(發) 석탄 긴축 정책이 이뤄지면서 국내 정유·화학업체들의 실적 고공행진을 견인하고 있는 것이다.

2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거래되는 벤젠의 스프레드(거래가에서 원료비를 제외한 값)는 지난해 12월 톤당 평균 340달러로 2015년 이후 2년래 최대치를 나타냈다. 벤젠 생산기업의 수익성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뜻이다. 지난해 1월 549달러였던 벤젠 가격은 12월 831달러로 1년 새 50% 넘게 치솟았다.

벤젠은 화학제품인 스타이렌모노머(SM)의 원료이며 SM은 침대 매트리스, 베개, 방석, 신발 등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벤젠 가격이 급등한 것은 중국에서 벤젠을 생산할 때 사용하는 석탄 값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정부는 지난해 석탄 채굴일수를 기존 330일에서 276일로 제한하는 한편 오는 2020년까지 석탄 생산량을 10억톤 감축하는 내용의 강력한 규제 방안을 내놓았다.

벤젠 생산 원료인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업체는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연간 벤젠 생산량(1,400만톤)의 30% 이상을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나프타를 주원료로 벤젠을 생산하고 있어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조짐도 나타나고 있어 제조업 원료인 SM 계열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벤젠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벤젠 시황 개선에 따른 최대 수혜 기업은 SK이노베이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벤젠생산능력은 164만5,000톤으로 GS칼텍스(100만톤)와 한화토탈(70만톤) 등을 따돌리고 국내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벤젠 가격 강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원칙 아래 생산량 증산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양한 수익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효과에 힘입어 유화업계의 수익 고공행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제품은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 등을 만드는 올레핀 계열과 벤젠 등을 생산하는 아로마틱 계열로 나뉘는데 두 계열 모두 석탄 품귀 현상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지난해 합계 7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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