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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분기익 9조 넘은 삼성전자 긴장의 끈 늦춰선 안된다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를 1조원이나 웃도는 깜짝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53조원의 매출과 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을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이는 3년여 만에 영업이익 9조원대를 회복한 것이자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주가도 전날보다 1.8%나 뛰어오른 181만원에 마감하며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다.

4·4분기 실적호전은 갤럭시노트7 리콜사태에 따른 충격을 딛고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회복력이 무서울 정도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호황국면에 진입한 반도체가 사상 최대인 5조원가량의 이익을 내면서 실적상승을 주도하고 생활가전과 디스플레이 부문도 선전하면서 휴대폰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에도 반도체 슈퍼 호황이 예상되는데다 디스플레이 역시 공급처 다변화에 힘입어 실적 질주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2013년 3·4분기에 달성했던 역대 최고치(10조1,600억원) 영업이익마저 뛰어넘어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릴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의 선전은 연초부터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호실적에 긴장을 늦추기에는 대내외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당장 중국과 일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에서 막대한 투자를 퍼부으며 한국을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벌리고 절대적 시장 우위를 굳히는 데 전력해야 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7’에서도 드러났듯이 4차 산업혁명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약진이 놀라울 정도다. 4월 공개될 갤럭시S8의 완성도를 높여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고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를 넘는 것 또한 한시도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삼성전자는 영원한 1등은 없다는 위기의식 아래 끊임없는 혁신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기업은 오직 실적으로 말한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 삼성전자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국가 경제의 주역으로 뛸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주는 사회적 공감대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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