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에 중 폭격기 뜨자.. 한·일 전투기 맞불 출격
중국 폭격기 등 군용기 10여대가 9일 사전 통보 없이 제주 남방 이어도 인근 동해상에 진입하자 한국과 일본의 전투기가 급출격해 맞불 대응에 나섰다.
합참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군용기 몇대가 이어도 인근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수십여 회에 진입한 적은 있지만 10여대가 한꺼번에 나타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상황을 분석중이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최근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위협성 군사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중국 폭격기의 진입 지역이 일본방공식별구역과도 겹치면서 일본 자위대 전투기들도 경고 차원에서 해당 지역에 급파돼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의 영토와 영공을 방어하기 위한 구역으로 국가안보 목적상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하기 위해 설정한 임의의 선을 말한다. 국제법상 인정된 영공은 아니지만 이곳에 진입하는 군용 항공기는 해당 국가에 미리 비행계획을 제출하고 진입 시 위치 등을 통보해줘야 한다. 통보 없이 외국 항공기가 침범하면 전투기가 출격한다.
합참의 한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군용기가 작년에 수십여 회 KADIZ로 진입했다”면서 “주로 이어도 쪽 KADIZ로 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KADIZ로 진입하는 중국 폭격기는 소수였다”면서 “이번에 (6대의 폭격기를 포함한 10여대가 진입한 것은) 드문 사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 의도에 대해 “현재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군의 ‘훙(轟·H)-6’ 폭격기 6대와 윈(運·Y)-8 조기경보기 1대, 윈-9 정찰기 1대 등 군용기 10여 대가 전날 이어도 인근 KADIZ로 진입해 우리 공군 F-15K 전투기 등 10여 대가 대응 출격을 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9일 오전 이어도 서방에서 KADIZ로 접근하는 미식별 항적을 최초 포착해 직통망(핫라인)과 경고통신망을 통해 중국군 항공기임을 확인했다”며 “이후 중국군 항공기가 KADIZ로 진입할 때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KADIZ를 이탈할 때까지 감시·추적을 하는 등 정상적인 전술조치를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중 직통망을 개설해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한중 간 마찰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운영하고 있다”며 “이번에 중국기를 포착해서 직통망을 통해 국적, 항공기 종류, 임무종류, 임무 시간을 물어봤고, 중국 쪽에서 답변을 해줬는데 자체훈련이라고 답변을 해왔다”고 말했다.
중국 군용기가 진입한 이어도 인근 KADIZ가 중국·일본 방공식별구역과 중첩된 것과 관련, “(그곳에서) 중국과는 사전 통보 의무 같은 것은 없지만, 직통라인이 개설되어 있어 서로 간에 궁금한 사항을 문의할 때 답변해주기로 되어 있으므로 우발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는 적절하게 잘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합참 관계자는 “중첩된 구역에서 중국에 통보할 의무는 없지만, 일본과는 좀 더 절차상으로 (중국)보다 잘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방공식별구역은 제3국 항공기가 우리 영공을 무단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식별 항공기를 식별하고, 추적·감시하기 위한 구역으로 영공의 개념과는 다르다”면서 “방공식별구역에서는 미식별 항공기에 대해 식별하고 추적·감시하는 전술조치를 취하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정수현기자 valu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