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에는 3D프린터로 만든 집에 살며 옷도 스스로 만들어 입게 됩니다. 로봇을 한 개 이상 소유하고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받고 무인자동차를 이용하죠. 프리랜서로 일하는데 전통 직업은 급속히 사라지지만 성취 기회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기후 온난화로 수십년 내 섬과 해안가가 급속히 잠기게 됩니다. 구글 등 미국에서는 주인 없는 공해에 가상국가 또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모듈 형태 거주구역(시스테드)을 올해 처음으로 띄우게 됩니다.”(미래학자 박영숙)
“앞으로는 사이보그(cyborg·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 세상이 오게 됩니다. 스마트콘택트렌즈를 통해 키워드를 넣으면 온갖 증강현실을 접하며 여러 현실을 사는 식이죠.”(미래학자 제롬 글렌)
미래학자들의 전망을 듣다 보면 4차 산업혁명의 메가트렌드가 폭풍처럼 몰아닥치고 있는 것을 깨닫게 된다. 실제 로봇·자율주행차·드론 등 인공지능(AI), 스마트홈·스마트팩토리·스마트시티 등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참여자 정보 암호화해 금융거래와 전자투표 등에 사용), 5세대 이동통신(5G), 헬스케어·바이오생명과학 등 의료혁명, 3D·4D 프린팅과 신소재,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홀로그램,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등의 진전이 급속히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스마트폰이 지식정보와 콘텐츠의 총아가 되고 세상을 연결시키는 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도 금세 우리 앞에 닥칠 것이다. 지난 1900년 뉴욕 맨해튼 도로의 주인이었던 마차가 자동차로 바뀌는 데 채 15년도 걸리지 않았다. 무인차 시대도 머잖아 도래해 수많은 부품업체부터 주유소·택시와 버스 기사·자동차보험 등이 사라지고 공유경제·인공지능·소프트웨어·배터리·빅데이터·내비게이션·레이저·센서·GPS·카메라·콘텐츠 등이 발달하게 될 것이다. ‘고용 없는 성장’으로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인공지능을 놓고 ‘악마를 소환해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등 마치 공상과학(SF)영화처럼 두려움도 적지 않다.
“우리는 과거 공룡들보다 더 많은 위험 요소에 둘러싸여 있다. 조만간 지구 너머로 삶을 확대하지 않으면 멸종될 것”이라며 화성에 인류 정착촌을 추진 중인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우리도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여하에 따라 번영과 쇠퇴의 기로에 서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투자와 인수합병(M&A) 차질 등 기업의 경영 공백이 현실화되고 도널드 트럼프의 통상압박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 개성공단 폐쇄, 강제종군위안부 졸속합의 등 외교·안보 스텝도 꼬였지만 수많은 내우외환을 도약의 기회로 바꿔온 우리 국민이라면 얼마든지 만회할 수 있다.
요는 국민의 역량을 미래지향적으로 결집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특히 4월에 선출될 차기 대통령은 4차 산업혁명과 그 원천이 되는 국가 연구개발(R&D)의 컨트롤타워가 돼야 한다. 경제민주화·복지 못지않게 미래의 성장동력을 키워야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조선·철강·자동차·화학 등의 경쟁력도 되살리고 전자정부로 국민참여예산제 등 직접민주주의를 확대하며 스마트국방으로 튼튼한 안보체제를 꾀하는 길이기도 하다.
차기 대통령은 직속으로 ‘제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해 매주 회의를 주재하는 게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 보좌관을 둬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4차 산업혁명 업무를 효과적으로 챙기고 범정부적 태스크포스도 상시 운영해야 한다. 연간 20조여원의 국가 R&D 계획수립과 집행도 여러 부처와 수많은 기관이 중구난방으로 추진해 비효율성과 낭비가 만만치 않은데 차제에 청와대가 컨트롤타워가 돼 중심을 잡아야 한다. 이 모두 부처 조직개편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국회와 협조해 ‘4차산업혁명특별법’을 만들어 신산업을 종합 육성하고 신구(新舊) 산업 간 갈등과 실업률 증가 등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육혁명도 꾀해 코딩·로보틱스·모바일앱·3D설계 등을 의무화하고 VR 활용 등 스마트러닝과 인문·과학 융합토론 등을 통해 창의적 인재 양성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차기 대통령 후보들은 과연 이런 준비가 돼 있는가.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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